2025년은 AI 에이전트의 원년이 될 수 있을까?
투이컨설팅 디지털연구소
지난 몇 년간 챗GPT와 같은 AI 챗봇이 주목받았다면 2025년 부터는 AI 챗봇보다 더 복잡하고 다단계의 워크플로우를 실행하는 'AI 에이전트'가 주목받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세일즈포스는 2024년 9월, AI 에이전트인 에이전트포스(Agentforce)를 출시했으며, SAP는 2025년 쇼핑 어시스턴트 에이전트를 발표할 예정입니다. AI 미래학자 레이 커즈와일(Ray Kurzweil)는 “2025년에는 AI가 챗봇과 이미지 생성기에서 벗어나 자율적으로 작업을 수행할 수 있는 에이전트형 시스템으로의 전환이 시작될 것”으로 전망하면서 “AI 에이전트는 지식 노동자의 생산성을 높이고 다양한 워크플로우를 더욱 효율적으로 만들 것이다“라고 전했습니다.
그렇다면 AI 에이전트는 챗GPT와 같은 AI 챗봇과는 어떻게 다를까요? AI 챗봇이 사람과 대화를 시뮬레이션하고 처리하는 비교적 단순한 작업을 수행한다면 AI 에이전트는 사람의 개입 없이도 스스로의 행동을 계획하고, 온라인 도구를 사용해 작업을 완료하며, 다른 에이전트나 사람과 협력하는 것이 특징인데요. 기존 컴퓨터는 인간이 시키는 일만 수행하는 '인풋(입력)→아웃풋(출력)' 구조였다면 AI 에이전트는 AI가 스스로 판단하고 결정하는 '인텔리전스' 영역으로 들어선 것입니다.
출처: Capgemini, GENERATIVE AI IN ORGANIZATIONS 2024
예를 들어, 사람이 날짜와 예산만 전달하면 나머지는 AI 에이전트가 여행 일정을 스스로 계획하고 아고다, 익스피디아, 호텔닷컴 등 여러 여행 플랫폼에서 제공하는 여행 프로그램을 비교해서 가성비 숙소와 원하는 항공편을 예약하고 결제하는 것까지 원스톱으로 처리할 수 있습니다. 또한 프로그래머 에이전트에게 새로운 소프트웨어 기능을 설명하면, 개발에 최적화된 AI 에이전트가 이를 코드로 작성하고, 테스트하고 코드를 배포할 수도 있습니다.
다양한 분야에서 적용중인 AI 에이전트
심지어 AI 에이전트끼리 교류하고 생활하는 소셜 빌리지도 출현했습니다. 2023년 4월 미국 스탠퍼드대와 구글 연구원들이 발표한 논문 “생성형 에이전트: 인간 행동의 상호작용 시뮬라크르” 는 생성형 AI로 만들어낸 25개의 AI 에이전트가 가상의 마을에서 마치 사람처럼 서로 교류하면서 상호작용한다는 사실을 실험을 통해 밝혀냈습니다. 연구진들은 말은 할 줄 알지만 '행동'은 할 수 없는 거대언어모델(LLM)을 시뮬레이션에 쓰기 위해 에이전트의 행동을 텍스트로 바꾸고, 이를 에이전트의 기억 속에 집어넣었습니다. 그러자 AI 에이전트들이 모여 의견을 형성하고, 서로를 알아보고, 대화를 시작하고 다음 날을 계획하면서 과거를 기억하고 반성하는 장면을 목격하게 되었는데요... 심지어 AI 에이전트끼리 할로윈 파티를 준비하고 초대장을 작성하거나 누군가를 초대하는 등 마치 사람처럼 행동하면서 사회 활동을 하는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만약 여기에 시각이나 청각기능인 멀티모달을 더하면 가상공간은 정말 현실처럼 바뀔 수도 있어 보입니다.
또한 2024년 11월 스탠포드대 연구원들이 arXiv(아카이브)에 발표한 논문 “Generative Agent Simulations of 1,000 People”에서는 대규모 언어 모델을 사용하여 실제 개인의 태도와 행동을 시뮬레이션하는 생성 에이전트 아키텍처를 제시해 화제를 모았습니다. 이번 연구에서는 총 1,052명이 참여하여 각자 2시간 동안 어린 시절의 추억부터 취업이나 이민에 대한 견해까지 다양한 주제에 대해 인공지능과 대화한 후에 인터뷰이의 생각이나 행동을 학습한 AI 에이전트가 실제 그 사람과 얼마나 유사한지를 조사한 결과 85%에 달하는 높은 유사성을 보였다고 합니다. 이렇게 인간의 실제 성격이나 행동을 그대로 재현하는 AI 에이전트의 출현은 사회과학 분야에서 폭넓게 응용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AI 에이전트는 의료/헬스케어 시장에도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중국 칭화대 연구진은 '에이전트 병원(Agent Hospital)'을 만들고 이를 통해 AI 의사가 가상 환자를 치료하는 환경을 구축했다고 발표했는데요. 가상의 AI 병원에는 14명의 AI 의사 와 4명의 AI 간호사가 근무하고 있으며 자율적인 상호작용이 가능한 대규모 언어 모델(LLM)인 GPT-4 터보 기반으로 구동됩니다. 연구진들은 급성 비인두염, 급성 비염, 기관지 천식 등 8가지 유형의 질병정보를 대규모 언어 모델에 입력한 후 각기 다른 중증도와 증상을 가진 10,000명의 가상 환자에 대한 전자건강기록을 생성했습니다. 가상 의사는 1만명의 가상 환자를 진찰한 뒤 질병에 따라 환자를 검사, 진단 및 치료하는 데 각각 88%, 95.6%, 77.6%의 성공률을 기록했습니다. 칭화대측은 2025년 상반기 중 에이전트 병원을 실제 대중에게 개방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AI 에이전트 대중화에 앞서 윤리와 보안 이슈 해결 필요
생성형 AI에서 시작된 AI 혁신은 이제 AI 에이전트로 전환되고 있으며, 이를 활용하는 기업이 미래를 주도할 보입니다. Adobe에 따르면, 2024년 연말 시즌 동안 AI 기반 챗봇에서 발생한 리테일 사이트의 트래픽이 전년 대비 13배 증가할 만큼 선도 기업들은 이미 AI를 활용하여 수익을 창출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 전에 먼저 데이터 프라이버시와 윤리적 문제 해결이 필수 과제인데요. AI 에이전트 개발 및 운영을 위해서는 대량의 데이터를 획득, 저장 과정이 필수적으로 개발사에서는 데이터 프라이버시 요구 사항을 인지하고 데이터 보안 태세를 강화해야 합니다. 또한 AI 에이전트는 LLM에서 파생된 출력의 시퀀스를 처리하기 때문에 환각발생으로 연쇄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으며, 자율적으로 작동하는 에이전트 시스템으로 인해 추가적인 감독 메커니즘과 보호 장치가 필요합니다.
산타페 연구소(Santa Fe Institute)의 교수 멜라니 미첼(Melanie Mitchell)은 “AI 에이전트가 실수했을 경우, 특히 개인 정보나 금융 정보에 접근할 수 있다면 사회는 엄청난 대가를 치러야 할 수 있다”고 경고하였습니다.
앞으로 AI 에이전트가 확산되면 에이전트가 제품 및 서비스 탐색, 구매와 판매 의사 결정, 가격 등 거래조건 협상, 조직내 자원 배분, 생산 의사결정, 대고객 서비스 제공 등 다양한 경제활동을 자동화하거나 최적화하는데 사용되면서 새로운 방식의 비즈니스 모델도 출현할 것으로 보입니다. 2025년 본격적인 AI 에이전트 시대를 맞이하여 우리 기업의 비즈니스 모델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고민해 보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