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투자비 최적화 방안
영국의 디지털 헬스기업 ‘Babylon Health’는 AI를 활용한 원격 진료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한때 5조원 이상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았다. 하지만 지속적인 운영비 증가와 수익성 부족으로 2023년 파산하고 만다. 파산 이유로는 AI 시스템 유지보수 비용의 지속적 증가가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다.
독일의 유명 제조사인 ‘Siemens’는 공장 내 불량률 예측 AI를 도입하였다. 이 과정에서 ‘엣지 AI서버’와 ‘클라우드 AI서버’를 중복 운영한다. 이로 인해 예상 대비 1.5배, 매달 수천만 유로의 추가 비용이 소요되어 일부 지역은 도입을 중단하기에 이르렀다.
최근 업계에서는 업무자동화와 의사결정 지원을 위해 AI 도입이 급증하고 있지만, 이에 따른 예산 압박도 커지고 있다. 실제로 기업의 CFO와 CIO간 인식 차이가 두드러지는데, KPMG 조사에 의하면 CFO의 3분의 1은 AI 기술 혁신 지출이 과도하다고 보는 반면, 29%의 CIO는 예산이 부족하다고 답한다. 다른 조사에서는 기업의 AI 도입으로 클라우드 비용이 평균 30% 상승했으며, 응답자의 3/4은 이를 ‘통제불능’으로 여기고 있다. 이렇듯 기업은 AI 투자 확대와 예산 관리 사이에서 균형점을 찾아야 하는 과제에 직면해 있다.
AI 성능목표와 투자비용의 정렬
AI 비용 최적화는 단순히 절대적 비용 최소화에 있지 않다. 그 이유는 첫번째, AI는 ‘임계 성능’ 이하에서는 아무 의미가 없다. 금융업 사기탐지 AI의 Recall율이 75%라면 실제 업무 투입이 불가한 수준이다. 비용 절감에 치중하면 도입 자체가 실패로 끝날 가능성이 높다. 두번째는 AI 투자 대부분이 초기 성과가 불확실 하다. PoC를 수행하고 그 결과를 기반으로 성능을 지속적으로 향상시켜야 하는 ‘탐색적 투자’라는 속성을 가지고 있다.
AI투자비 최적화는 기업이 달성하고자 하는 AI성능 목표 수준 (Target Performance)에 따른 자원투입을 최적 지점에 정렬(Alignment)하는 것이다. 또한, 1회성 정적인 활동이 아니라 반복적인 동적 활동에 가깝다. 본 기고에서는 다음과 같은 질문에 답하고자 한다.
1. 기업이 달성해야 할 AI 성능 목표수준은 어떻게 정의될 수 있는가?
2. 성능목표와 비용사이의 균형점은 어떻게 찾아 낼 수 있는가?
3. AI 투자비 구성요소별 최적화 방안은 무엇인가?
1. AI 성능 목표수준의 정의
AI 성능 목표수준을 정의하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접근방안이 필요하다.
첫번째는 AI성능 목표를 정의하는데 앞서 AI를 활용하고자 하는 업무 목적을 분명히 하는 것이다. 금융업종의 경우 ‘고객이탈 예측’, ‘사기탐지’, ‘대출승인자동화’, ‘챗봇응답’ 등이 그 예이다. 또한 AI 기존의 업무를 대체할 것인가 혹은 담당자의 역할을 보완할 것인가에 따라 필요한 정밀도 수준이 다르다.
다음은 AI모델이 실제 현장에 적용되었을 때 미치는 부정적 영향도를 평가해 보는 일이다. 예를 들어, 보험사기탐지를 AI모델에 전적으로 의존한다고 했을 경우 성능이 기대에 미치지 못한 경우라면 피해금액은 수억원에 이를 수 있다. AI 챗봇 성능이 부실할 경우 고객만족도가 오히려 기존 대비 저하되는 경우도 발행한다. 이렇듯 AI 도입에 따른 리스크가 클수록 높은 정확도와 낮은 오차 허용치가 필요하다.
Baseline 조사는 현재 사람이 처리하거나 기존 시스템의 정확도를 파악하는 일이다. 일반적으로 업계 평균 및 경쟁사 AI 모델 성능과 비교하여 기존 대비 얼마나 향상되어야 의미가 있는지를 정의한다.
Marginal Utility 분석은 성능이 높아질 수 록 비용 대비 효과가 얼마나 줄어드는지를 분석해 수익성 한계를 평가하는 것이다. 비용대비 성능 기울기가 가장 높은 지점이 최적지점이라 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실험(PoC) 결과와 비용/효과 분석을 바탕으로 ‘운영에 투입 가능한 성능 임계치’가 바로 AI성능목표라 할 수 있다. 이는 모델의 승인, SLA 핵심 수치로도 활용된다. 금융사 사기 탐지 AI 모델의 수치 값은 다음과 같은 예시로 요약될 수 있다.
항목 |
수치값 |
현 인력 심사 정확도 |
84% |
AI 내부 목표 기준 |
≥ 90% |
경쟁사 AI성능 (평균) |
88 ~ 91% |
Fales Negative 1건당 피해 |
약 500만원 |
분석 결과 최적 Cut-Off |
89.5% +- 0.5 |
다시 말해 조직의 AI 성능 목표는 단순히 “높을수록 좋다”가 아니라 업무의 민감도, 현재 수준 및 기대 ROI, 모델 향상 비용의 체감효과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도출하는 전략적 경계값이라 할 수 있다.
2. AI 성능과 비용 사이 균형점
AI 성능 목표는 일회성으로 고정되지 않는다. PoC(개념검증)을 통해 다양한 실험을 반복 수행함으로서 실제 성능 개선이 어떤 비용구조를 요구하는지 파악할 수 있다. 초기에는 중간수준의 목표 (예: 사기탐지 정확도 85%~87%)를 설정하고, 데이터 확보, 모델구조 변경, 클라우드 연산 리소스 증가 등의 조치에 따라 PoC 성능 변화와 비용 증분을 동시에 측정한다.
예를 들어, 사기탐지 모델에서 정확도를 88%에서 90%로 높이는데 약 1억원의 추가GPU사용료와 데이터 정제 비용이 발생하지만, 실제 정확도 감소로 인한 손실 회피 금액이 5천만원 수준이라면 이 투자는 비효율적이라 하겠다.
PoC를 통해 비용항목을 다음과 같이 성능목표에 맞춰 정밀하게 조정할 필요가 있다
① 데이터 비용 : 학습 정확도 향상을 위해 수작업 레이블링, 고품질 데이터 구매가 필요할 수 있다. 하지만 ROI 분석을 통해 어느 수준까지 데이터 품질에 투자할 지를 가늠한다.
② 인프라 비용 : 고성능 모델일수록 GPU 연산 자원이 많이 소모된다. 모델 크기와 학습 빈도를 조정해 가장 비용 효율적인 조합을 찾아야 된다.
③ 운영 및 모니터링 비용 : 성능 향상과 함께 운영 시스템의 안정성, 실시간 모니터링 비용도 증가한다. SLA 목표에 맞는 최소 요건을 만족하는 선에서 균형을 잡는다.
④ 모델 개발 인력 비용 : 성능 개선을 위해 인력이 투입될 경우 투입 인건비 대비 성능 개선 기여도를 산정해 지속 여부를 결정한다.
앞서 언급했듯이 AI성능/비용 최적화는 단발성 작업이 아니라 PoC → 조정 → 테스트 → ROI 검증의 반복 사이클을 통해 정제되는 과정이다. 이를 통해 기업은 기술적으로 가능한 수준이 아니라, 비즈니스적으로 정당화 가능한 수준의 AI 성능을 달성 할 수 있다. 이는 궁극적으로 ‘기술최적화’가 아니라 ‘경영최적화’이며 CIO와 CFO 간의 AI투자에 대한 인식의 차이를 줄여 나가는 것으로 이어진다.
3. AI 비용 요소별 최적화 방안
본 장에서는 AI투자비용을 구성하는 요소를 상세히 정의하고 이를 최적화하는 구체적인 방안을 기술한다. 기업의 AI 투자를 총괄하는CIO 혹은 CFO의 입장에서 각각의 비용 요소별 어떠한 대안을 검토하고 최적화된 의사결정의 기준은 무엇인지 살펴보고자 한다.
먼저 기업이 AI 구현과 운영에 필요한 비용은 다음과 같은 함수식으로 정의할 수 있다.
TCOAi = f (I, B, D, O)
항목 |
구성요소 |
내역 |
I |
Infra Cost |
OnPrem 서버, 클라우드 사용료, GPU, 스토리지, N/W 등 |
B |
Build Cost |
구축 인건비, 상용 S/W, 모델 개발, 파트너, 사용자 교육 등 |
D |
Data Cost |
데이터 수집, 구매, 정제, 레이블링, 품질관리, 거버넌스 등 |
O |
Operate/Scale Cost |
모델 재훈련, 업그레이드, 운영 플랫폼, 모니터링, 보안 등 |
① 인프라 비용 (Infra Cost)
인프라 비용에 있어 가장 먼저 검토되어야 할 전략은 이를 고정비(CAPEX) 및 변동비(OPEX)로 조달할 것인지에 대한 방향을 설정하는 일이다. 온프레미스 구축의 경우 대규모 초기 투자비용이 소요되지만 장기적으로 단가 절감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리소스 활용률이 낮으면 낭비 발생요소로 작용한다. 클라우드 기반은 초기투자가 낮고 수요 탄력 대응으로 사용량 기반 최적화가 가능하지만 장기 누적비용이 고정비를 추월할 위험성이 존재한다. 클라우드 운영 서비스도 IaaS, PaaS, AIaaS(LLM API 등)로 구분되는 등 다양한 옵션 조합이 가능하다. 일반적 권고사항으로는 PoC 및 초기 서비스는 AIaaS로 시작하여 단가 역전 구간 도달 시 자체 호스팅 전환을 검토하는 것이다.
GPU 인프라를 조달하는 방식을 채택할 경우 예약/스팟 인스턴스, GPU공유, Auto-Scaling 등 공급사가 제공하는 다양한 가격정책을 충분히 숙지하고 활용할 수 있는 자체 역량을 보유할 필요가 있다.
더불어, FinOps 기반 인프라 비용에 대한 가시성을 확보하는 것도 중요하다. 내부적으로 프로젝트별 비용 상한성과 예외 승인 프로세스를 운영하여 CFO 통제 가능성을 향상시킨다. 서비스/부서별 청구를 분리해서 낭비지점을 식별함으로서 불필요한 리소스를 지속적으로 제거하는 활동도 병행해야 한다.
GPU 자산화와 내부 AI 역량이 낮은 기업의 경우는 초기에 클라우드 인프라로 민첩하게 시작하여, ROI 확보 후 고정부하를 온프레미스로 이전하는 것을 추천한다.
② 구축 비용 (Build Cost)
구축 비용은 우선 개발 방식을 외부 파트너에게 어느 정도까지 의존할 것인가를 결정해야 한다. 자체 구축 방식은 초기 인건비 및 프로젝트 지연에 따른 비용 상승 리스크가 높은 반면, 외부 파트너 의존모델은 커스터마이징 및 요구 변경이 발생할 경우 비용 증가 가능성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일반적으로는 PoC 및 초기 모델은 외부 AI 및 SI 파트너를 활용해 빠르게 구축하고, 점진적 내부 전환 및 유지보수 내재화 전략을 수립하는 것이 효율적이다. 이를 통해 초기 구축비를 통제하면서 장기적 AI 역량 축적이 가능하다.
모델 개발 방식도 사전학습 모델을 기반으로 파인튜닝하는 접근이 비용 측면에서 유리하다. ‘사기 유형 분석 LLM 모델’ 활용은 실제 프로젝트에서 약 40~70%의 비용 절감 효과를 보고하는 사례가 많다. 툴과 플랫폼에 대한 선택은 필수 기능위주로 상용 라이선스를 구매하고 그 외는 오픈소스를 활용하는 ‘혼합전략’이 비용 최적화에 유리하다. 외부 파트너 활용에 있어 기술이전 조항, 공통개발 아키텍처 설계 등을 계약에 명시해 향후 비용 상승 가능성을 차단할 필요가 있다. 더불어, 구축비용을 단순히 개발단에서만 보지 말고 교육/운영전환까지 포함하여 계획하는 것이 중요하다. 시스템 운영 전환이 제대로 이루어 지지 않으면, 사후 운영비용이 증가하고 리워크 발생률도 높아진다.
③ 데이터 비용 (Data Cost)
데이터 비용은 AI 모델이 요구하는 성능수준에 따라 어느 범위까지 데이터를 확보 및 정제할 것인지 그 우선순위와 범위를 명확히 설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보험사기 탐지 AI’의 경우 정답(라벨)이 있는 부정사례가 희소하며, 이는 데이터 수집/레이블링/정제에 고비용이 수반되는 구조적 특성을 지닌다. 비용 최적화 관점에서 보면 목표 정확도를 달성하기 위해 꼭 필요한 수준의 고품질 데이터를 어떻게 확보하여 집중 투자하는 것이 관건이다.
관련 내부 데이터는 기존 청구 기록, 계약 데이터, 코어 보험시스템 로그 등이며 ETL자동화, 오토라벨링, 메타데이터 정비, 전처리 자동화를 통해 데이터 파이프라인을 자동화하고 인건비를 최소화하는 전략이 중요하다. 데이터 탐색 단계에서 업무 부서와 협업하여 모델 기여도가 낮은 필드를 사전에 제외하는 것도 선행되어야 한다. 외부 데이터는 서드파티, 공공데이터, 제휴사 연계 데이터 구매가 불가피 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해당 외부 데이터가 실제 정확도 향상에 얼마나 기여할 수 있는지를 사전검증(PoC) 하는 것이다.
이밖에 데이터 품질관리 수준을 높여 재학습 비용을 줄이고 최근에 떠오르는 합성데이터(Synthetic Data) 도입도 적극적으로 검토할 만하다. 종합하면 모델 성능기여도 기반의 ‘데이터 우선순위 로드맵’을 수립하고 정제 난이도, 가공비용 등을 기준으로 데이터별 TCO 추산이 필요하다. CFO는 ‘데이터 예산 대비 성능 기대치’에 따라 투자 여부를 결정하고, CIO는 데이터 획득, 정제 전략과 기술 활용계획을 제시하여 전체 비용 구조를 통제할 수 있다.
④ 운영 비용 (Operate & Scale Cost)
운영비용 최적화에 있어 핵심적 방향은 AI 시스템이 실제 비즈니스 환경에서 안정적으로 지속 운용될 수 있도록 품질관리 비용을 최적화 하는 일이다.
먼저, ‘LLM운영비용’은 서비스 운영 중 AI가 실시간 대응 및 탐지를 수행할 때마다 사용량 기반으로 요금이 청구되는 속성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먼저 사용목적과 대상업무를 명확히 하고, 복잡도가 낮은 질의는 경량모델 또는 룰 기반 응답으로 대체하며 고비용 사용 LLM 호출은 고정 예산 한도 내에서 전략적으로 활용해야 한다. 반복 질의는 결과를 캐싱하거나 유사도 검색 기반으로 대응하고, 요청 난이도에 따라 적절한 모델을 자동 선택하는 라우팅 체계를 구축함으로서 평균 호출 단가를 낮출 수 있다.
두번째는 ML Ops 체계의 구축과 자동화 수준 설정이다. 새로운 데이터 유입에 따른 성능 검증→재훈련→배포까지 자동화한다면 장기적으로 인건비와 오류 비용을 크게 줄일 수 있다. 지표기반 실시간 모니터링 기능도 모델의 성능 하락 시 재학습을 하는 트리거 체계를 마련함으로서 운영 인건비 및 시스템 재구축에 따른 추가 투자비 발생을 방지할 수 잇다.
마지막으로 보안 및 컴플라이언스 대응 체계 구축이다. 초기에는 비용으로 인식해야 하지만 장기적으로는 벌과금, 브랜드 리스크, 고객 피해 등을 방지하는 선제적 투자비로 간주하는 것이 타당하다. 문제 발생 시 파생되는 비용수준은 기존 효익을 압도할 수 있으므로 통제기준을 충족하는 예산이 확보되어야 한다.
AI비용 최적화는 절대적 수치 절감이 아니라, 목표 달성을 위한 기술적 가능성과 비즈니스적 타당성 사이의 균형점을 찾아내는 정렬의 문제이다. 성능 목표 없는 투자비용 절감은 실패를 부르고, ROI 없는 성능 향상은 과잉투자에 불과하다. AI TCO를 단순 합계가 아닌 성과지향적 자원 재배분의 문제로 인식해야 하며 1회성 활동이 아니라 ‘AI Journey’ 상의 구성요소로 받아들여야 한다. 특히, LLM 운영비와 같은 변동형 고비용 항목에 대한 통제력 확보가 AI 확장성과 지속 가능성에 결정적 영향을 미친다. AI 전환에 성공적이 기업은 ‘기술 최적화’가 아니라 ‘경영 최적화’를 통해 AI를 유지하고 성장시킨다.
글: 투이컨설팅 PSB 김준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