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의 태양처럼 뜨거운 AI 금융 혁신의 중심, BBVA
스페인의 금융기업 BBVA는 인공지능을 디지털 금융 서비스의 자연스러운 진화 단계로 인식하고 있다. 실제로 BBVA 경영진은 “디지털 기술은 단순한 도구가 아니라 우리가 일하고 고객을 응대하는 방식을 바꾸는 것”이라는 경영 철학을 표방하며, AI를 전사적 변혁의 촉진제로 삼고 있다.
이처럼 BBVA가 AI 도입에 적극적인 배경에는 '고객 경험 혁신'과 '내부 운영 효율성 제고'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겠다는 목표 때문이다. 다시 말해 AI를 통해 보다 개인화된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여 고객 만족도를 높이고, 동시에 내부 자동화를 통해 업무 생산성을 높여 경쟁 우위를 확보하고자 하는 것이다. BBVA는 기술 변화에 선제 대응해온 디지털 전략의 연장선상에서 AI를 도입했으며, 이를 위해 데이터 인프라 강화, 조직 개편, 전문 인력 양성 등 다각도의 준비를 갖추고 AI 중심의 디지털 전환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OpenAI와의 전략적 파트너십을 통해 ChatGPT Enterprise를 도입하고 가상 비서 'Blue'를 고도화하는 등 AI를 기반으로 한 금융 혁신을 선도하고 있다.
Evident AI 지수 전 세계 은행중 13위, 유럽내 4위 기록
BBVA는 데이터와 AI 기술 통합에 대한 지속적인 노력으로 Evident AI 지수에서 세계에서 13번째를 기록하고 있다. Evident AI Index는 전 세계 50대 은행의 데이터 및 AI 기술 구현 수준을 평가하는 벤치마크로 인재, 혁신(연구·특허·투자·외부 기관과의 협력 포함), 전략 및 대외 커뮤니케이션 리더십, 투명성(책임 있는 AI)이라는 4개 주요 분야와 관련된 90개 이상의 지표를 측정한다.
BBVA는 AI 분야에서 전 세계에서 13번째로 가장 앞선 은행으로 평가되었으며 스페인에서는 1위, 유럽에서는 4위를 차지하였다. 특히 AI 전문가들에게 탁월한 전문 개발 기회를 제공하고 조직 전반에 걸친 그룹 차원의 전략을 수립한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또한 BBVA는 이전 지표 대비 평가된 모든 영역에서 성과를 향상시킨 4개 은행 중 하나로 꼽혔다.
“Evident AI Index는 BBVA가 10여 년 전 데이터 통합을 그룹 전체 성장 동력으로 삼기 위해 시작한 여정의 결실을 보여줍니다. AI는 우리가 더 효율적으로 일하고, 고객이 재정 결정을 내리는 데 도움이 되는 제품을 만드는 데 기여했습니다. 그러나 이것은 빙산의 일각에 불과합니다. BBVA는 이미 새로운 언어 모델과 생성형 AI를 활용하고 있으며, 이는 금융 산업에 막대한 영향을 미칠 것입니다.” - BBVA 글로벌 데이터 총괄 리카르도 마르틴 만존 (Ricardo Martin Manjón) -
AI를 활용한 고객 경험 혁신
BBVA는 지난 10년 동안 AI 기술을 활용하여 조직의 내부 프로세스를 혁신하고, 고객의 금융 건강을 최적화할 수 있는 맞춤형 제품 및 서비스를 제공해왔다. 특히 앱과 웹사이트 모두 머신러닝 도구, 신경망, 자연어 처리 기술을 통합하여 고객의 저축 및 투자 관리, 소비 분석을 지원한다. 또한 SME(중소기업)와 소상공인 대상 POS 매출에 맞춤화된 금융 지원 등 기업 고객을 위한 AI 기반 제품 및 서비스도 개발하고 있다.
2019년 BBVA는 금융 산업이 직면한 가장 복잡한 과제에 대응할 AI 솔루션을 본격적으로 탐색하기 위해 AI Factory를 설립했다. AI Factory는 스페인, 멕시코, 튀르키예에 3개 센터를 두고 있으며, 400명 이상의 전문가가 전 세계적으로 협업하며 AI 기반 프로젝트를 개발하고 있다. BBVA는 AI 전문가들에게 이 핵심 역량을 평생 학습할 수 있는 실무 커뮤니티를 제공하고, 이들의 경력 개발을 적극 지원하고 있다. BBVA는 생성형 AI의 급속한 등장에 대응해 OpenAI와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3,000개의 ChatGPT Enterprise 라이선스를 직원들에게 배포하고, 도구를 안전하게 최대한 활용할 수 있도록 교육시켰다.
BBVA는 AI를 활용하여 고객을 위한 금융 데이터 분석 및 의사결정 지원 영역에서도 혁신을 이루고 있다. 리스크 분석, 개인화된 금융상품 추천, 사기 탐지 등이 대표적인 분야다.
- 리스크 분석: BBVA는 머신러닝 등 AI 기법으로 방대한 데이터를 정교하게 분석하여 신용위험 예측과 조기 경보 체계를 고도화하고 있다. 예를 들어 BBVA의 AI Factory가 개발한 머신러닝 모델은 고객이 채무 불이행 위험에 빠지는 징후를 조기에 탐지하여, 해당 고객에게 맞춤형 해결책을 신속히 제안하는 기능을 구현하였다. 이 프로세스는 Global Finance지로부터 'The Innovators' 상을 수상할 정도로 주목받았는데, 부채 문제에 빠진 고객을 식별해 빨간불이 켜진 상황을 완화하도록 돕는 AI 활용의 모범 사례로 평가받았다. 또한 머신러닝을 활용한 대출 상환 예측 모델을 통해 개인이나 기업이 대출 의무를 이행할 가능성을 더 정확히 산출하고, 위험도에 따른 금리 책정이나 한도 설정에 반영하고 있다. 나아가 거시경제 데이터와 고객 재무데이터를 함께 분석하는 소득 예측 모델 등에도 AI를 적용하여, 스트레스 테스트나 시나리오 분석의 정밀도를 높이고 있다.
- 개인화 금융상품 추천: BBVA는 고객별 맞춤형 상품 추천에 AI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모바일 앱 내에 AI 기반 추천 엔진을 탑재하여, 고객의 거래내역, 자산현황, 라이프사이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개인별 금융상품 제안이 이루어진다. 예를 들어 잔고 패턴과 지출 내역을 분석해 최적의 저축 상품을 추천하거나, 신용카드 사용 데이터를 토대로 고객에게 유리한 카드 혜택을 안내하는 식이다. BBVA의 AI Factory는 이러한 개인화된 금융 서비스를 구현하는 다양한 분석 구성요소를 개발해왔으며, 이는 BBVA 모바일뱅킹 앱의 재무건강 진단 기능, 개인 맞춤형 금융상품 추천 엔진 등에 적용되었다. AI 도입으로 고객들은 자신에게 꼭 맞는 상품과 서비스를 적절한 시기에 제안받게 되어, 금융 의사결정이 한층 수월해지고 만족도가 높아진다. 실제로 BBVA에 따르면 스페인에서 이러한 AI 기반 재무관리 도구를 활용한 고객들은 평균적으로 저축 잔액이 11% 증가했고, 멕시코에서는 최대 20%까지 늘어나는 등의 긍정적 효과가 나타났다.
- 사기 탐지(Fraud Detection): 금융사기 방지는 AI 활용의 가장 부가가치 높은 분야 중 하나다. BBVA는 대규모 거래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분석하는 이상탐지 머신러닝 모델을 운영하여, 비정상적 거래 패턴이나 의심스러운 정황을 조기에 포착하고 있다. AI 모델은 정상 패턴과 사기 패턴을 지속적으로 학습하여, 새로운 유형의 사기 수법이 나타나도 빠르게 인지하고 대응할 수 있다, 그 결과, BBVA는 최근 3년간 전체 사기 시도의 75%까지 미연에 방지하는 성과를 거두었다고 보고했다. 2022년 한 해 동안에도 AI 기반 고급 모형들과 새로운 예방 도구의 덕분에 고객을 대상으로 한 사기 시도의 75%를 차단해냈다고 한다. 이러한 성과는 AI가 사기 탐지율을 높이는 동시에 고객 불편을 최소화하면서도 보안을 강화한 결과로 풀이된다. 더 나아가 소셜 엔지니어링형 사기(피싱/스미싱)에 대비해서는, 사내 AI 툴을 활용해 의심스러운 이메일이나 문자 메시지를 분석하고 사기 여부를 판별해내는 가상 에이전트를 개발 중이다. 이 도구는 메시지에 포함된 URL의 평판, 문장의 어조와 긴급성 등을 종합 평가해 해당 메시지가 사기일 확률과 근거를 설명해주며, 사기로 판단되면 링크를 클릭하지 말고 즉시 신고하라는 권고까지 자동으로 제공한다.
인공지능 기반 AI 비서, Blue
Blue는 BBVA가 개발한 인공지능 기반의 가상 어시스턴트로, 모바일 앱에 통합되어 고객 문의에 실시간으로 응답을 제공한다. 고객은 Blue와 텍스트 채팅은 물론 음성 대화로도 상호 작용할 수 있으며, 24시간 개인 맞춤형 상담을 받을 수 있다. Blue는 단순히 FAQ에 답하는 수준을 넘어, 계좌 잔액 조회, 송금 및 카드 분실 신고 등 100여 가지 이상의 은행 업무를 도와줄 수 있도록 초기부터 설계되었다. 예를 들어, 고객이 "지난 달보다 내 금융건강 지수가 얼마나 개선됐어?"라고 물으면 Blue가 해당 정보를 분석하여 알려주는 식이다.
2025년 5월 현재 BBVA는 Blue의 능력을 한층 강화하여, 150여 개에 달하는 은행 거래 및 상담 기능을 제공할 수 있게 업그레이드했다. 이를 통해 약 3,000가지 이상의 고객 질문에 답변할 수 있는 범용성을 갖추고 사용자의 이전 대화 내용과 계좌 거래 맥락을 고려하여 질문 의도를 파악하고, 가장 적절한 답을 친절하고 공감적인 어조로 제공한다. 예컨대 대화 도중 사용자가 화제를 바꾸더라도 Blue는 이를 인지해 새로운 요청을 수행하면서도 앞서 논의한 맥락을 잃지 않고 이어가는 문맥 유지 능력을 갖추고 있다. 필요하면 언제든지 사용자는 진행 중인 작업을 취소하거나 인간 직원의 도움을 요청할 수도 있어, 인간 상담원과 AI 비서의 유기적 연계도 지원한다.
- 자연어 이해 및 대화 처리
사용자가 텍스트 또는 음성으로 입력하는 자연스러운 언어를 이해하고, 맥락에 맞는 답변과 안내를 제공합니다. 이를 통해 고객은 복잡한 메뉴를 탐색하지 않고도 원하는 정보를 빠르게 얻을 수 있습니다. - 개인 맞춤형 금융 정보 제공
고객의 계좌 현황, 거래 내역, 카드 사용 내역 등 개인별 금융 정보를 실시간으로 안내합니다. 사용자의 과거 행동 패턴과 선호를 학습해 더욱 맞춤화된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 금융 거래 지원
송금, 이체, 자동이체 설정, 카드 분실 신고 등 다양한 금융 거래를 대화형 인터페이스를 통해 간편하게 처리할 수 있습니다. - 상황 인식 및 맥락 유지
Blue는 대화 중 화제가 바뀌더라도 이전 요청을 잃지 않고, 맥락을 파악해 유연하게 대화를 이어갑니다. 즉, 사용자가 여러 요청을 동시에 하거나 대화 흐름을 바꿔도 자연스럽게 응대할 수 있습니다. - 고객 문의 응대 및 문제 해결
자주 묻는 질문(FAQ) 답변, 상품 안내, 서비스 이용 방법 등 고객의 다양한 문의에 신속하게 답변하고, 필요 시 인간 상담원 연결도 지원합니다. - 보안 및 개인정보 보호
고객 데이터는 BBVA의 안전한 시스템 내에서만 처리되며, 외부로 유출되지 않도록 설계되어 있습니다. 민감한 금융 정보가 대화 과정에서 안전하게 보호됩니다. - 지속적 학습과 진화
Blue는 사용자의 상호작용 데이터를 바탕으로 지속적으로 학습하여, 점점 더 정확하고 효율적인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AI 기반 내부 업무 자동화
BBVA는 내부 업무 자동화 분야에서 AI와 RPA를 광범위하게 활용하여 디지털 운영 모델을 정착시켰으며, 이는 은행 내부 생산성 향상과 고객 대응력 제고로 이어지고 있다. 내부에 처음 AI를 도입할 때 일부 직원들은 자신의 일자리가 대체되지 않을까 우려하기도 했으나, BBVA는 이를 "AI와 함께 성장"하는 기회로 인식하도록 독려했다. 경영진은 "AI는 사람을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이 더 창의적이고 고부가가치 업무를 할 수 있게 돕는 도구"라고 일관되게 메시지를 전파했다. 실제 현장에서 직원들은 ChatGPT 등의 도움으로 번거로운 작업을 줄이고 전략 수립이나 고객 상담에 더 집중할 수 있게 되자, AI에 대한 수용도와 신뢰가 높아졌다. 또한 BBVA는 AI 활용에 대한 명확한 가이드라인과 윤리 원칙을 수립하여, 직원들이 책임 있게 AI를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모든 AI 시스템에 대한 목록화와 모니터링 체계를 갖추고 정기적으로 정확도와 공정성을 점검하며, 결과를 투명하게 보고하도록 규정하였다.
- 지점 운영 지원: BBVA는 직원 전용 AI 어시스턴트를 도입하여, 창구 직원들이 고객 응대 중 신속히 필요한 정보를 얻고 문의에 답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Blue는 BBVA의 전 상품·서비스 카탈로그를 망라한 30,000건 이상의 최신 참조 정보를 기반으로 한다. 지점 직원이 어떤 상품 세부 정보나 절차를 물으면, 이 AI가 관련 정보를 즉시 찾아 제공해준다. 직원들은 일상적인 질의 응대나 행정 작업에 쓰는 시간을 줄이고, 그만큼 고객과 상담에 집중하거나 복잡한 문제 해결에 전념할 수 있게 되었다.
- 사무 처리 자동화: BBVA의 본사 및 백오피스 부서에서는 대량의 데이터를 처리하거나 보고서를 작성하는 업무에 AI 기반 자동화를 적용하고 있다. 예를 들어 매일 대량 발생하는 거래 모니터링 보고를 AI가 자동 생성하여 담당자에게 제공하거나, 규제 보고서 초안을 AI가 작성해주는 식이다. 또한 문서 분류 및 요약 작업에도 자연어 처리 AI를 활용하고 있다. 터키 Garanti BBVA의 경우 마케팅, 영업, 가격설정, 리스크 심사 등의 내부 프로세스에 생성형 AI를 도입했는데, 구체적으로 문서 스캔, 정보 추출, 요약 및 보고서 작성 같은 업무를 AI가 수행하도록 하였다. 그 결과 직원들은 일일이 문서를 읽고 요약하는 수고를 덜고, 보다 전략적이고 창의적인 업무에 시간을 투입할 수 있게 되었다. BBVA 전체적으로도 이러한 지능형 자동화 사례가 늘어나고 있으며, 특히 법무 부서의 계약서 검토, 인사 부서의 채용 서류 분류, 재무 부서의 전표 처리 등 많은 영역에서 RPA 봇과 AI가 결합된 자동화가 이뤄지고 있다.
- 사내 협업 지원: 2023년 BBVA는 OpenAI와의 협업을 통해 ChatGPT Enterprise를 전사에 도입한 최초의 유럽 은행 중 하나로 현재 3,300명 이상의 직원들이 ChatGPT 엔터프라이즈 라이선스를 지급받아 업무에 활용하고 있으며, 85%의 사용자는 정기적으로 이 도구를 쓰고 있다. 설문에 따르면 직원의 80%가 ChatGPT를 통해 주당 최소 2시간 이상의 업무시간을 절약하고 있다고 답변했는데 이를 통해 반복 업무를 줄이고 업무 품질과 창의성에 더 집중할 수 있게 되었다. BBVA는 내부적으로 ChatGPT 활용 가능한 1,500여 개의 다양한 업무 시나리오를 발굴하였으며, 이 중 약 1,000개는 은행 전반에 확장 적용할 만한 잠재력이 있는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예를 들어, 보고서 초안 작성, 코드 리뷰, 고객 응대 스크립트 개선, 시장조사 요약 등 부서마다 다양한 활용 아이디어가 나오고 있다.
BBVA는 "이 모든 것은 이제 시작에 불과하다. 우리는 새로운 협업 시대를 열고 있다"라는 비전 아래 AI 기술을 통해 금융의 새로운 가능성을 계속해서 모색하고 있다. BBVA의 AI 이니셔티브는 고급 기술이 금융 서비스를 어떻게 재편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며, AI는 단순한 자동화 도구를 넘어 데이터 기반 의사결정과 개인화된 뱅킹 혁신의 전략적 조력자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BBVA의 사례는 AI가 금융 산업의 생산성과 혁신을 추진하는 핵심 동력이 되고 있음을 잘 보여주며, 향후 더 많은 금융 기관들이 이러한 모델을 참고하여 자체적인 AI 트랜스포메이션을 추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글: 투이컨설팅 디지털연구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