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C레벨, 인공지능 최고책임자인 CAIO가 뜬다?!
미 법무부는 왜 CAIO를 임명했나?
전 세계적으로 인공지능 열풍이 불면서 조직내 최고 AI 책임자인 CAIO(Chief AI Officer)가 주목받고 있다. 그 동안 CEO(최고경영자), CTO(최고기술책임자), CMO(최고마케팅책임자), CDO(최고디지털책임자) 등 여러 분야에서 총괄 책임자는 있었지만 AI 부문의 최고책임자를 지칭하는 C레벨인 CAIO가 새롭게 생겨난 것이다.
LinkedIn에 따르면 지난 5년간 AI 총괄 책임자인 CAIO를 지정한 기업의 수는 전 세계적으로 3배 이상 폭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파운드리 보고서에 따르면 글로벌 대기업 및 중견 기업중 11%가 이미 CAIO를 임명했으며, 현재 많은 기업들이 CAIO 적임자를 찾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SAP, LinkedIn, Accenture, MasterCard, United Health Group, Games24x7 등 글로벌 기업들이 CAIO 관련 직책을 신설하거나 최근 채용을 진행하고 있다.
이중 SAP는 AI 기반 혁신에 대한 의지를 강조하면서 인공지능에 초점을 맞춘 성장전담 부서를 신설한다고 발표하고 2024년 1월 필립 헤르직(Philipp Herzig)을 CAIO로 임명했다. 헤르직은 제품 개발, 연구, 신규 AI 서비스 출시 등 SAP에서 제공하는 AI 서비스의 시작부터 고객 배포에 이르는 전 과정을 책임지는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
그는 사내 블로그를 통해서 "비즈니스 AI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조직에서 완전히 새로운 세대의 혁신이 시작되었으며, 모든 SAP 고객에게 전례없는 변화를 제공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겠다”고 말하면서 “앞으로 고객 및 파트너 에코시스템과 협력하여 신뢰할 수 있으며 책임감 있는 비즈니스 AI를 제공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또한 링크드인은 2025년 1월 딥악 아가르왈(Deepak Agarwal)을 CAIO로 임명했다. 그는 핀터레스트와 야후에서 근무했으며 24년의 엔지니어링 및 AI 분야 경험을 가지고 있다. 링크드인은 최근 AI 기반의 새로운 기능을 출시하여 구직자들이 적합한 직업을 찾고, 채용 담당자들이 원하는 인재를 빠르게 찾을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CAIO에 대한 구애의 손길은 민간 기업뿐만 아니라 정부도 마찬가지이다. 미 법무부는 2024년 2월, 조너선 메이어(Jonathan Mayer) 프린스턴대 교수를 국가 최고과학기술 고문 겸 CAIO로 임명했다. 그는 당시 메릭 갈랜드 법무부 장관과 법무부 고위 경영진의 핵심 정책 자문 역할을 수행하면서 인재채용, 첨단 기술에 대한 연방 기관과의 협력 등 법무부의 기술 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이니셔티브를 이끌다가 2025년 1월 사직하였다.
CAIO는 어떤 역할을 수행하나?
그렇다면 CAIO는 기존의 CIO나 CTO와는 어떻게 다를까? CTO나 CIO가 주로 기업내 백엔드 기술 지원과 IT 시스템 무장애 운영 및 정보보안에 중점을 뒀다면, CAIO는 조직내 AI 프로젝트를 감독하고 인력 효율성 개선, 윤리 및 보안까지 책임지는 광범위한 역할을 수행하는 점이 다르다고 할 수 있다. 특히 CAIO는 AI 이니셔티브를 주도할 수 있도록 기술적 역량, 전략적 비전, 리더십, 윤리적 통찰력과 함께 AI, 머신러닝(ML), 데이터 과학, 분석 및 전통적인 소프트웨어 개발에 대한 지식이 필수적이다.
이처럼 CAIO의 주요 역할은 기업 내에서 AI의 전략적 이니셔티브를 수립하고, 기술 역량과 활용 비전 간의 격차를 해소하는 로드맵을 마련하는 것으로 대규모언어모델(LLM)과 이를 구축하는 방법을 이해하고, 비즈니스 전반에 어떻게 적용할 수 있는지 알아야 한다.
또한 CAIO는 조직 내에서 AI를 실시간으로 활용할 수 있는 인텔리전스 기반을 구축하고 경영진과 업무 담당자가 새로운 인사이트를 확보하고 비즈니스 액션을 취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또한 리스크를 관리하고 정책·규제를 이해하는 능력도 필요하다.
IT 컨설팅 기업 아바나드(Avanade)의 최고 AI 책임자(CAIO)인 플로린 로타르는 CAIO의 역할과 크게 7가지 역할이 필요하다고 말하고 있다.
1. AI 전략 수립: 기업의 AI 전략은 한번 수립하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변화하는 비즈니스 환경과 기술 동향을 고려하여 AI 프로젝트와 투자를 최적화하는 것이 중요하다.
2. 사내 AI 역량 강화: CAIO는 조직 내 AI 역량을 강화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해야 한다. 이를 위해 조직의 AI 지식과 기술 역량을 향상시키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
3. 제품 및 서비스 혁신: AI를 활용하여 제품과 서비스를 혁신하는 것이 중요하다. CAIO는 AI 기술을 사용하여 새로운 제품 및 서비스를 개발하고 기존 제품과 서비스를 개선하는 데 주도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
4. 조직 문화의 변화: AI 문화를 조직 전체로 확산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CAIO는 AI에 대한 이해와 수용을 촉진하고, 데이터 기반 의사 결정 및 협업을 장려하는데 주력해야 한다. 또한 CAIO는 다양한 부서와 협력하여 AI 활용 가능성을 모색하고, 부서 간 지식 공유를 촉진한다. 이를 통해 AI 솔루션이 여러 비즈니스 영역에 효과적으로 통합될 수 있도록 돕는다
5. AI 개발 및 품질 관리: CAIO는 조직에서 개발하거나 배포하는 모든 AI 도구가 목적에 적합한지 확인해야 한다. 사내 여러 엔지니어링 팀과 협력하여 AI 모델이나 기능을 성공적으로 통합하는 것이 중요하다.
6. AI 윤리 및 규정 준수: CAIO는 AI 서비스 구현시 민감한 고객 데이터 처리와 관련된 모든 법적 또는 규제 요구 사항을 준수하도록 관리해야 한다. CAIO는 조직내 AI 이니셔티브가 윤리적 가이드라인을 준수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이를 위해 AI의 투명성을 유지하고, 데이터 편향·개인정보 보호·책임성과 관련된 리스크를 최소화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또한, 직원들에게 AI 윤리 및 데이터 프라이버시 규정을 교육하는 프로그램을 마련하여 조직 내 윤리적 인식과 규정 준수 문화를 형성하는 것도 CAIO의 역할이다.
7. AI 성과 관리 : CAIO는 AI 시스템의 성과를 측정하고 최적화하는 역할을 한다. 주요 성과 지표(KPI)를 정의하고, 벤치마크와 비교하여 AI 성능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며, 애플리케이션의 효율성을 개선한다.
CAIO 붐이 일회성으로 끝나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스탠포드 대학 베남 타브리지(Behnam Tabrizi) 교수는 2020년 경영자와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담당 임원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프로젝트의 약 70%가 원하는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으며 그 이유는 전통 기업들이 기득권을 잃지 않기 위해,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는 것이 두려워서 사고방식의 변화를 거부하고 기존 조직의 관행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단순히 새로운 기술만 적용하면 디지털 기업으로 변신할 것이라는 착각에 빠져있기 때문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그는 경영자들에게 디지털 기술에 투자하기 전에 먼저 기업의 비즈니스 전략을 파악하고 어떤 분야에 무슨 기술이 왜 필요한지, 그리고 이를 통해 기업이 얻게 될 이익은 무엇인지를 냉철하게 따져봐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이러한 교훈은 AI 프로젝트에도 그대로 적용되고 있다. AI를 도입하려고 시도하는 기업은 많지만 성공한 기업은 여전히 손에 꼽을 정도다. 그 이유는 여전히 AI를 일회성 프로젝트로 인식하고 ‘자동화된 패키지 솔루션’ 정도로 인식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CAIO 붐 역시 AI를 단발성 프로젝트로 여기거나 기존 IT 부서 업무로만 치부한다면 성공하기 어려울 것이다.
빠르게 진화하는 오늘날의 기술 환경에서 CTO, CDO, CIO만큼이나 중요한 CAIO는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적인 자리라고 할 수 있다. 이제 지속 가능한 수익과 성장을 만들어가기 위해서는 CAIO 임명과 함께 조직적으로 AI의 활용방안을 고민하고 지속 가능한 비즈니스 모델로 만들기 위한 고민이 필요한 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