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laude Cowork는 SaaS의 파괴자인가?
인공지능 스타트업 앤트로픽이 공개한 Claude Opus 4.6과 새로운 엔터프라이즈 중심 기능인 Claude Cowork가 글로벌 기술 시장에 충격파를 던졌다. 앤트로픽은 클로드 에이전트가 고객 관리(Salesforce)나 IT 지원(ServiceNow) 같은 플랫폼 인터페이스 없이도 계약 검토·위험 점검·보고서 작성 등 복합 업무를 직접 수행할 수 있게 되었다고 밝힘으로써, “하나의 AI 시스템으로 여러 전문 소프트웨어와 숙련 인력을 대체할 수 있다”는 공포를 자극했다.
투자자들은 Claude Cowork의 출시를 통해 AI 도구가 인간의 업무를 보조하는 단계에서 벗어나, 다단계 비즈니스 업무를 독립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시스템으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는 증거로 해석했다. 이로 인해 일부 엔터프라이즈 소프트웨어 주식의 장기적 지속 가능성에 대한 투자자들의 기존 가정이 흔들렸고, 그 결과 해당 기술주들에 대해 즉각적인 투매가 발생했다. 발표 이후 서비스나우, 세일즈포스도 6~7%가량 주가가 빠졌다. 해외 주요 언론은 Claude Cowork이 계약 검토·위험 요약·보고서 작성 같은 복합 업무를 자동화하는 여러 역할별 AI 툴을 발표한 직후, Nifty IT 지수가 약 6% 급락했다고 전했다. Jefferies 등 투자은행들은 이를 “SaaSpocalypse(SaaS+ Apocalypse(종말))이라 칭하며, AI가 기업용 소프트웨어(SaaS)와 기존 인력을 대체할 수 있다는 우려를 표명했다.
Claude Cowork의 기능과 비즈니스 자동화
Claude Cowork는 기존의 대화형 AI와 달리, 업무용 AI 에이전트 환경을 제공한다. 전문가들은 Claude Cowork를 “일반 사용자용 Claude Code”라고 평가한다. 즉, 개발자 도구인 Claude Code의 능력을 그대로 살리되, 코딩이나 터미널 명령 지식 없이도 사용할 수 있는 친숙한 인터페이스와 사전 구성된 파일 시스템 샌드박스를 제공한다.
앤트로픽은 이를 “AI를 단순 도우미에서 진정한 협업자(collaborator)로 전환하는 조치”라고 설명했는데 Claude Cowork가 제공하는 역할별 플러그인(role-specific plugins) 기능이 특히 주목할 만하다. 예를 들어 법무(Legal), 영업(Sales), 마케팅(Marketing), 재무(Finance), 데이터 분석(Data Analysis), 고객 지원(Customer Support), 프로젝트 관리(Project Management) 등 11개 분야별 플러그인이 공개되었다. 각 플러그인은 해당 업무에 특화된 스킬과 프로세스를 묶은 워크플로우를 제공하며, 기업은 이를 자신의 도구·용어·업무 방식에 맞게 커스터마이징할 수 있다.
특히 법무 플러그인은 계약서 조항 검토·위험 표시, NDA(비밀유지계약) 처리, 컴플라이언스 모니터링, 문서 작성 제안 등을 자동화하며, 세일즈 플러그인은 판매 파이프라인 관리·후속조치 자동화, 재무 플러그인은 재무 분석·보고·예측 지원 기능을 제공한다. 이러한 플러그인 기반 AI 에이전트는, 과거에는 사람이 수작업으로 처리하거나 여러 소프트웨어가 분담했던 다단계 업무를 순차적으로 처리할 수 있도록 설계되었다. 즉, 문서 검토에서 데이터 정리, 보고서 작성, 내부 시스템 업데이트까지를 끊임없는 인간 개입 없이 수행할 수 있게 된다.
- 역할별 자동화: Anthropic은 11개 분야의 플러그인을 오픈소스 형태로 제공함. 예를 들어 법무팀용 플러그인은 계약 검토·NDA 처리·컴플라이언스 등을, 지원팀용 플러그인은 이슈 티켓 분류·응답 초안 작성·에스컬레이션 등을 자동화한다.
- 통합 워크플로우: 플러그인은 각 부서가 사용하는 워크플로우에 매끄럽게 통합되며, 사용자는 단일 AI 환경에서 업무를 지시하고 결과를 얻는다. 예를 들어 여러 AI 에이전트 팀을 활용해 수만 줄의 코드를 병렬로 생성한 것처럼, 복합 업무를 수행하는 에이전트들이 병렬적·협력적으로 작업을 분담할 수 있다.
과장된 AI 신화 대 현실
Claude Cowork 발표를 계기로 시장에는 “AI 하나로 모든 업무를 처리할 수 있다”는 과도한 기대가 퍼졌다. 그러나 실제 자료를 보면, 현 단계의 AI 도구들이 즉각적인 혁신을 담보하지는 않는다는 점이 드러난다. 실제로 ChatGPT의 경우에도 월 20달러 유료 구독(Plus/Pro)을 하는 이용자는 전체 사용자 중 5% 남짓에 불과하다. 수많은 기업이 파일럿(Pilot) 프로젝트에 뛰어들었지만, 대부분은 의미 있는 성과를 내지 못했다.
MIT 연구진은 “95% 이상의 AI 파일럿 프로젝트가 의미 있는 성과를 내지 못했다”고 보고했고 BCG도 “전 세계 1,250여 개 기업 중 5%만 AI 투자로 실질적 가치를 창출했다”고 밝혔다. 애널리스트 포레스터에 따르면, 조사 대상 기업 중 15%만이 지난 1년간 AI 도입으로 이익률 향상을 경험했다고 응답했다.
- 구독자 비율: 전체 ChatGPT 사용자 중 5% 미만만 유료 구독자이다.
- 파일럿 실패율: MIT 연구는 AI 파일럿 프로젝트의 95%가 시범 단계를 넘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 기업 성과: BCG에 따르면 기업의 5%만이 AI로 유의미한 재무·운영 개선 효과를 달성했다.
- 이익률 영향: Forrester 조사에서도 AI 도입으로 이익률이 증가했다고 답한 기업은 15%에 불과했다.
이 같은 수치는 AI 도구가 아직 대다수 조직에서 범용 도구로 자리잡지 못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Claude Cowork 역시 기업 업무에 실제 가치를 부여하려면 시간과 시행착오가 필요하다. 실제로 사용자가 신뢰할 만한 결과를 얻지 못하면, 워크플로우가 비효율화될 수 있다. 즉, 기술의 가능성과는 별개로 사용자 경험이 제품 채택의 관건이다.
사용자 경험의 교훈: Microsoft Copilot 사례
AI 도구인 Microsoft 365 Copilot의 경험에서도 과도한 기대와 현실의 간극을 확인할 수 있다. M365 Copilot은 2023년부터 Microsoft 365(Office) 구독과 연계된 AI 비서로 판매되었으나, 실제 채택률이 매우 낮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 업계 분석에 따르면, 출시 2년이 가까워진 2025년 말 기준 M365 Copilot의 활성 라이선스 수는 약 800만 개에 불과했다. 이는 Microsoft의 4억 개 이상의 기업용 사용자 기반과 비교하면 극히 작은 규모다. 특히 전문가들은 “대다수 사용자가 Copilot이 월 $30의 비용에 견줄 만큼 충분한 가치를 제공한다고 느끼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많은 기업이 개별 Copilot 구독보다는 Microsoft 365에 무상 번들 형식으로 통합하기 시작했다. 이는 Copilot을 독립 상품으로 성공적으로 판매하기 어려웠다는 방증이다.
- 낮은 사용자 만족도: M365 Copilot의 사용자들은 예기치 못한 오류나 중복된 작업 발생으로 오히려 업무가 늘어난다고 보고했다. 많은 사용자가 “코파일럿이 별다른 가치를 추가로 제공하지 않는다”고 평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 판매 전략의 변화: Microsoft는 초기에는 Copilot을 별도 상품으로 판매하려 했으나 수요가 부진해, 결국 모든 Microsoft 365 사용자에게 Copilot 기반 대화형 AI(‘Copilot Chat’)를 추가 비용 없이 무료로 배포하기 시작했다. 이는 기업용 AI 채택이 사용자 주도의 수요가 아니라, 사실상 기업과 판매자의 강력한 마케팅에 의해 주도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에이전트형 AI의 잠재력
그럼에도 불구하고 Claude Cowork가 제시하는 에이전트형 AI의 개념은 장기적으로 업무 자동화의 가능성을 확장시킬 전망이다. 앤트로픽 연구진이 발표한 사례를 보면, Claude의 ‘agent teams’ 기능을 이용해 16대의 Claude 인스턴스가 병렬로 협업하여 C 컴파일러를 완성한 바 있다.
이 실험에서 AI 에이전트들은 각자 역할을 분담해 구조 분석·코드 생성·테스트·디버깅 등을 동시에 진행했고, 10만 줄 규모의 컴파일러를 자체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이처럼 에이전트 팀은 복합적이고 장기적인 프로젝트를 사람이 개입하지 않고도 수행하게 해 준다. Claude Cowork를 통해 기업은 이제 다음과 같은 시나리오를 상상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법무 부서에서는 계약서 조항을 점검하고 위험도를 평가하며, 필요한 경우 리스크 요약 보고서를 작성해 의사결정에 활용할 수 있다. 인사·지원 부서에서는 신규 채용 서류 검토, 정책 안내 자료 생성, 교육 일정 관리 등의 반복 업무를 자동화할 수 있다. Anthropic의 법률 플러그인 사례를 보면, “계약 검토·NDA 처리·컴플라이언스 추적” 같은 정형화된 법률 업무는 이제 AI가 대체 가능해진 것을 알 수 있다. 또한 Claude Cowork는 각 AI 에이전트를 기업의 기존 시스템(Microsoft 365, Slack, Box 등)과 연동시켜 스마트한 워크플로우 레이어를 구축한다.
컨설팅 산업과 조직 역량의 변화
한편 기업 내에서 AI 기반 업무 자동화가 확대됨에 따라, 현재 기업 전략·분석 업무를 주도해 온 컨설팅 회사들의 역할 변화도 예고된다. 맥킨지, PwC 등 대형 컨설팅 회사들은 그간 기업 아웃소싱의 중심이었으나, AI를 통해 기업 자체 역량 내에서 전략 수립과 분석이 가능해진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실제로 Harvard Business Review는 “AI가 컨설팅 산업을 위협한다는 논의는 양극단을 오가지만, 실제로 컨설팅은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근본적으로 재구성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즉, 컨설턴트가 완전히 불필요해지지는 않겠지만, 그들이 담당하던 반복적 데이터 분석과 보고서 작성 등 상당 부분은 자동화될 가능성이 높다.
이에 따라 기업들은 중요한 통찰력을 외부에 의존하기보다는 내부적으로 쌓아가는 방향으로 전략을 재고할 전망이다. 지나친 아웃소싱은 기업 내부의 지식 축적을 저해하고, 조직을 외부 컨설턴트에 의존하게 만들어 조직 자체의 기술숙련도를 낮춰왔다는 지적이 많다. 예를 들어 인도 경제관계국은 보고서에서 “AI 통제를 위한 데이터·컴퓨팅 자원이 소수 빅테크에 집중되면 기술 종속과 시장 독점 우려가 커진다”며, 한국 IT 기업들이 장기간 투자해온 AI 역량을 상실할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Claude Cowork 같은 도구는 기업이 외부 비용을 줄이고 자체 인공지능 팀으로 업무를 처리하게끔 함으로써, 결과적으로 고가의 컨설팅 의존도를 낮추는 효과를 낼 수 있다. 다만 학계·업계 전문가들은, 사용자 편의성과 정확성 등 ‘사용자 경험’을 충족하지 못하면 기대만큼 빠른 변화는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한다.
AI 시대의 점진적 전환과 적응
Claude Cowork 출시로 인한 SasS 기업의 주가 하락은 AI와 기업용 소프트웨어 결합이 본격화되고 있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그러나 중요한 점은 AI 기술 자체가 단숨에 시장 판도를 뒤바꾸지는 못한다는 것이다. 실제 비즈니스 현장에서는 새로운 도구의 도입 뒤에 사용자 교육, 제도 구축, 프로세스 재설계 등의 많은 후속 작업이 필요하다. 다수 전문가들은 당장 이 기술 하나로 기업 생태계 전체가 변할 수 없으며, 오히려 오래된 SaaS 비즈니스 모델이 점진적으로 재편될 것이라 보고 있다.
앞으로 기업들은 Claude Cowork 같은 AI 에이전트형 플랫폼을 활용해 내부 프로세스를 자동화하고, 사용자 경험을 최적화해야 한다. 변화는 천천히 진행되겠지만, AI를 소프트웨어 도구로서 “어떻게” 활용하는가는 향후 비즈니스 경쟁력을 결정짓는 핵심 변수가 될 것이다. 결국 이번 사건은 기업들이 단순히 기술의 유행을 따르기보다, 실제 업무 가치와 효율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AI를 도입해야 함을 시사한다.
글: 투이컨설팅 디지털연구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