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캐릭터 에이전트 시대가 온다, 베스트바이 ‘그램(Gram)’

“본 아티클은 매일경제신문사에서 출간한 “AI 비즈니스 트렌드 2025(기업과 개인이 가장 많이 쓰는 AI 서비스 40가지)” 내용중 일부를 발췌하여 저자와 출판사의 동의를 받고 제작했음을 밝힙니다”

1955년 7월 17일, 월트 디즈니의 이매지니어링 팀이 설계한 디즈니랜드가 처음으로 문을 열었다. 당시 세상을 뒤흔든 뉴스거리였으며, 개장일에는 수많은 관람객으로 인해 주변이 마비될 정도였다. 디즈니의 첫 마법이 시작된 순간이었다.

당시 이 마법을 현실화한 이매지니어링 팀의 이름은 ‘상상력(Imagination)’과 ‘엔지니어링(Engineering)’의 합성어로 만들어졌고, 팀명대로 창의성과 기술력을 결합한 개념을 바탕으로 2D 상상 속 공간을 3D로 체험할 수 있게 만드는 일에 투입되었다. 말 그대로 어린이들의 꿈속 상상의 세계를 현실화한 것이다.

베스트바이가 선보인 AI 캐릭터 에이전트, 그램

그로부터 약 70년이 지난 2024년, 북미 최대 가전제품 및 전자기기 회사인 베스트바이(Best Buy)가 그 꿈을 이어가고 있다. 베스트바이는 AI 캐릭터 에이전트인 ‘그램(Gram)’을 선보였다.

디즈니가 이매지니어링이라는 개념을 통해 물리적 공간에서 꿈을 실현했다면, 베스트바이는 AI 기술을 활용해 디지털 영역에서 새로운 고객경험을 창출하고 있다. 베스트바이는 구글 클라우드(Google Cloud) 및 액센츄어(Accenture)와 협력해 생성형 AI 캐릭터 에이전트를 개발했고, 2024년 여름부터 고객들에게 제품 문제 해결, 주문 배송 일정 조정, 소프트웨어 관리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새로운 슬로건 “imagine that.”은 소비자의 삶에서 베스트바이가 변화하는 역할을 반영하며, 새로운 기술을 발견하고 이를 통해 삶을 개선하는 방법을 보여주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기존의 AI 챗봇이 단순히 대화만 나누는 로봇이었다면, 그램은 사람의 말을 이해하고 스스로 생각하며 행동할 수 있는 마법 같은 존재에 가깝다. 만약 내가 여행을 가고 싶다고 말하면, 이 요정은 내 취향을 파악해 멋진 여행 계획을 세우고, 심지어 티켓까지 예약해주는 능력을 지녔다. 마치 알라딘의 지니처럼, 우리의 소원을 듣고 이를 실현시켜주는 것이다.

음악을 틀어달라고 하면 우리의 취향에 맞는 플레이리스트를 만들어주고, 요리를 하고 싶다고 하면 냉장고 속 재료로 만들 수 있는 레시피를 제안해준다. 더 나아가, 이 디지털 요정은 우리의 일정을 관리하고, 중요한 약속을 상기시켜주며, 쇼핑 목록을 작성하고 심지어 온라인으로 주문까지 해주는 만능 비서의 역할도 한다. 마치 우리 곁에 항상 존재하는 믿음직한 친구처럼, 우리의 일상을 더욱 풍요롭고 효율적으로 만들어준다.

우리가 미키마우스를 보면 디즈니를 떠올리듯, 그램은 베스트 바이의 현대판 마스코트로 자리잡으며, 대화형 AI 마스코트의 시장을 열 것이다. 흥미로운 점은 이 마스코트가 단순한 상징을 넘어 AI 브랜드 앰배서더로 진화했다는 것이다. Gram은 브랜드를 홍보하고 소비자와 적극적으로 대화하며, 베스트 바이 내에서 다양한 역할을 수행하기 시작했다.

최근 베스트바이는 NBC유니버설과 협력해 미식축구 시즌에 Gram을 깜짝 등장시켰다. Gram은 NBC 스포츠의 유명 진행자와 함께 출연하며 TV부터 에어프라이어까지 다양한 베스트바이 상품을 자연스럽고 위트 있게 소개했다. 이는 마치 미래에서 온 세일즈맨이 우리 거실에 나타난 것 같은 신선한 경험이었다.

AI 캐릭터 에이전트의 등장과 엔터테인먼트 시장의 변화

이러한 AI 캐릭터 에이전트의 등장은 단순한 마케팅을 넘어 새로운 형태의 엔터테인먼트로 진화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인간의 근본적인 심리와도 깊은 연관이 있다. 우리는 외계인을 상상할 때도 눈, 코, 입을 그리듯, AI와의 상호작용에서도 의인화를 추구하는 경향이 있다. 이는 인간의 소통 욕구가 AI 에이전트에게도 투영되는 현상이라고 볼 수 있다.

챗GPT의 음성 기능 사용자들이 경험하듯, AI와의 대화가 점점 더 자연스러워지면서 사용자들은 AI의 정체성을 인지하면서도 더 깊은 상호작용을 하게 된다. 마치 사람들과 대화할 때 의도치 않게 다양한 주제로 대화가 확장되는 것처럼, AI와의 대화에서 도 유사한 경험을 하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심리적 기제를 바탕으로AI 캐릭터 에이전트 시장은 더욱 발전할 것으로 예상된다. 기존의 브랜드 앰배서더가 연예인의 이미지와 신뢰를 활용했다면, AI 캐릭터 에이전트는 일관된 이미지와 역할 수행이 가능하면서도 논란의 여지가 적다는 장점이 있다. 또한, 사용자의 니즈에 맞춰 24시간 주 7일 응대가 가능하며, 개인화된 경험을 제공할 수 있다.

이처럼, 국내에서도 AI 캐릭터 에이전트를 기존 IP 방식에서 적극적으로 활용한다면 2025년쯤에는 큰 화제를 모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우리나라에서는 이미 캐릭터 인기가 뜨겁다. 어느 곳에서나 키링 형태의 캐릭터 굿즈를 가방에 달고 다니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을 정도다.

Z세대를 중심으로 빠르게 퍼지는 이 유행은 꽤 오랜 시간 지속되고 있다. 2024년에는 특히 프로야구 구단의 캐릭터 콜라보레이션이 큰 사랑을 받았다. ‘두산베어스’와 ‘망그러진 곰’의 콜라보 제품은 판매 개시 13분 만에 완판되는 기록을 세웠다. ‘NC다이노스’와 ‘조구만’, ‘롯데자이언츠’와 ‘에스더버니’의 협업 상품들도 큰 화제를 모았다. 이러한 트렌드는 단순한 유행을 넘어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로 발전하고 있다. 롯데, 현대, 신세계 등 대형 유통기업들도 자체 캐릭터를 활용한 IP 사업에 적극 나서고 있다.

두산베어스와 콜라보한 망그러진 곰 잠옷 유니폼

국내 IP와 결합한 AI 캐릭터 에이전트 출현 기대

더 나아가 우리가 기존의 IP 활용 방식을 넘어 베스트바이나 디즈니처럼 기술과 상상력을 결합한 소비자 경험을 만든다면, 국내를 넘어 전 세계적으로 수많은 사람들에게 재미와 감동을 선사할 수 있을 것이다. 증강현실, MR, NFC, QR등 다양한 실감 기술을 활용한 몰입감있는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 그 시작이 될 수 있다. 결국, 캐릭터 산업은 단순한 상품 판매를 넘어 디지털 기술과 결합하여 새로운 차원의 사용자 경험을 창출하는 방향으로 진화하고 있다. 이는 국내 캐릭터 IP가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출 수 있는 중요한 기회가 될 것이다

결과적으로, AI 캐릭터 에이전트는 브랜드 홍보와 고객 상호작용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고 있다. 이는 단순한 기술 발전을 넘어, 인간의 심리적 욕구와 소통 방식의 변화를 반영하는 현상이다. 앞으로 AI 캐릭터 에이전트는 더욱 정교해지고 인간과 유사한 상호작용을 제공할 예정이다. 국내에서도 전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키는 AI 캐릭터 에이전트들이 대거 등장할 것으로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