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ROI, 어떻게 바라봐야 하나?

AI 프로젝트의 실패율은 80%에 이른다. 이는 전통적인 IT 프로젝트 실패율의 두 배에 가까운 수치다. 2026년을 향해 가는 경영 환경에서 핵심 질문은 AI를 도입할지 아닐지가 아니라, 이미 도입한 AI가 실제로 어떤 수익과 변화를 만들어내고 있는지를 설명할 수 있는가에 있다.

대부분의 조직은 AI를 미래 경쟁력의 필수 요소로 인식하고 있다. 실제로 80%가 넘는 기업이 AI 없이는 장기적인 생존이 어렵다고 판단한다. 그럼에도 현실에서는 파일럿과 실험 단계를 넘지 못한 사례가 압도적으로 많다. 이 간극에서 이른바 ‘AI 생산성 역설’이 발생한다. 과거 기업들이 막대한 IT 투자를 단행하고도 명확한 성과를 입증하지 못했던 시기와 마찬가지로, AI 역시 투자 규모와 체감 성과 사이의 괴리가 커지고 있는 것이다. CIO의 절반 가까이는 AI의 가치를 입증하지 못하는 것이 확산의 가장 큰 장애물이라고 답하고 있으며, 대기업의 다수는 AI ROI를 체계적으로 추적하지 못하고 있다.

문제는 AI 자체가 아니라, AI를 평가하는 관점이다. 많은 기업이 여전히 모델 정확도, 응답 속도, 기술 지표를 성과의 기준으로 삼는다. 그러나 AI의 성공은 그 지점에서 끝나지 않는다. 진짜로 물어야 할 것은 AI 도입 이후 고객 이탈률이 줄었는지, 매출 구조나 의사결정 방식이 달라졌는지, 조직의 속도와 민첩성이 개선되었는지다. 머신러닝과 생성형 AI, 에이전틱 시스템에 막대한 투자가 이루어지는 상황에서 AI KPI와 비즈니스 성과를 연결하는 능력은 선택이 아닌 필수 역량이 되고 있다.

기업들이 AI ROI 측정에 어려움을 겪는 이유는 전통적인 ROI 모델이 AI의 특성을 반영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기존 모델은 선형적인 수익 구조와 예측 가능한 시간표를 전제로 하지만, AI의 가치는 종종 재무제표 밖에서 먼저 나타난다. 협력 관계의 질이 개선되고, 직원 만족도가 높아지며, 고객 참여도가 강화되는 변화는 초기 단계에서 재무 지표로 즉각 환산되기 어렵다. 여기에 AI 프로젝트가 디지털 전환과 운영 혁신, 조직 구조 변화와 얽혀 진행되면서 AI만의 기여도를 분리해내는 작업은 더욱 복잡해진다. 데이터 품질과 인프라 문제 역시 ROI 측정을 가로막는 구조적 요인으로 작용한다.

이러한 혼란을 줄이기 위해서는 AI ROI를 단일한 숫자가 아니라 시간의 흐름 속에서 이해해야 한다. 재무 성과가 나타나기 이전의 신호인 추세적 ROI와, 시간이 지나며 비용 절감이나 매출 증가로 연결되는 실현된 ROI를 구분하지 않으면 AI의 가치는 과소평가될 수밖에 없다. 실제로 많은 기업이 AI를 통해 새로운 가능성이 열렸다고 느끼면서도, 이를 EBIT이나 손익 개선으로 연결하지는 못하고 있다.

성과를 내는 기업들은 AI ROI를 회계 지표가 아니라 전략 프레임워크로 다룬다. 이들은 AI를 단순한 효율화 도구가 아니라 전사적 전환의 수단으로 인식하며, 매출 성장 기회를 창출하거나 비즈니스 모델 자체를 재구상하는 데 AI를 활용한다. 이러한 기업일수록 AI를 통해 비즈니스 구조를 근본적으로 바꿀 가능성이 높고, 장기적인 주주 가치 역시 뚜렷하게 개선된다.

AI ROI를 구성하는 여섯 가지 차원

  • 비즈니스 영향
    AI 준비도가 높은 기업은 매출 성장률이 1.7배, 3년 누적 주주수익률은 3.6배 높다.
  • 운영 효율성
    비용 절감을 목적으로 AI를 도입한 기업은 80%에 달한다.
    IT 운영, 제조, 서비스 운영에서 효과가 가장 크다.
  • 모델 성능
    정확도, 지연 시간, 공정성은 여전히 중요하다.
    생성형 AI에서는 환각 비율과 근거 기반 응답률이 핵심 지표다.
  • 고객 경험
    CSAT, NPS, 유지율은 AI의 체감 가치를 보여준다.
    AI 챗봇은 대기 시간 감소를 통해 직접적인 만족도 개선으로 이어진다.
  • 혁신 역량
    AI 리더 기업의 절반은 워크플로 자체를 재설계하고 있다.
    빠르게 실험하고 전달할수록 ROI는 커진다.
  • 경제적 효율성

LCOAI(AI 균등화 비용)는 AI 출력 단위당 실제 비용을 보여준다.
선도 기업은 운영 사례에서 두 분기 내 회수 기간을 기대한다.

금융권 사례: 비즈니스 가치 X 도입 레벨 메트릭스

출처: https://www.tcs.com

이 차트는 AI ROI를 단순히 '얼마를 벌었는가'라는 지표를 넘어, 어떤 우선순위로 자원을 배분할 것인가를 결정하는 프레임워크로 활용할 수 있다. 이 차트는 "남들이 다 한다고(High Adoption) 해서 반드시 우리에게 큰 가치(High Value)를 주는 것은 아니다"라는 점을 분명히 보여준다. 진정한 AI ROI를 달성하려면, 단기적인 'Quick Wins'로 동력을 확보하는 동시에, Q3 영역에 있는 'Game changers'를 발굴하여 장기적인 경쟁력을 확보하는 균형 잡힌 포트폴리오 전략이 필요하다.

Q4: High Adoption, High Value (성공의 핵심 영역)

  • 특징: 가치가 높고 이미 많은 조직에서 실전 배치에 성공한 영역
  • 주요 사례: 투자 리서치(Investment research), 컨택 센터 운영(Contact center - production).
  • 전략: 이 영역의 프로젝트는 확실한 ROI를 보장하므로, 운영 효율성을 극대화하여 수익을 고착화해야 함

Q3: Low Adoption, High Value (미래의 게임 체인저)

  • 특징: 잠재적 비즈니스 가치는 매우 높으나, 기술적 복잡성이나 규제 등으로 인해 아직 도입 수준이 낮은 영역
  • 주요 사례: 자금 세탁 방지 및 고객 알기(AML & KYC), 시나리오 생성기(Scenario generators).
  • 전략: 선제적으로 투자할 경우 강력한 경쟁 우위를 점할 수 있는 영역

Q2: High Adoption, Low Value (범용적 기능)

  • 특징: 도입은 활발하지만, 그 자체로 큰 수익을 창출하기보다는 운영 보조적인 성격이 강함
  • 주요 사례: 초기 단계의 컨택 센터(Contact center - incubation), 지식 저장소 맵(Knowledge repository maps)
  • 전략: 비용 효율적인 관리가 핵심이며, ROI를 높이기 위해 자동화 수준을 높여야

Q1: Low Adoption, Low Value (실험적 영역)

  • 특징: 가치와 도입 수준 모두 낮음
  • 주요 사례: 포트폴리오 최적화(Portfolio optimization), 언더라이팅(Underwriting).
  • 전략: 자원 투입을 최소화하고, 기술적 타당성을 검토하는 테스트 베드로 활용해야 함

이미지 우측의 범례는 ROI가 실현되는 시점과 기술적 특성을 보여준다.

  • Quick Wins (노란색 점): 0~6개월 내에 ROI 확인이 가능한 단기 성과 과제임 (예: 리스크 프로파일링)
  • Scalable (파란색 점): 6~12개월이 소요되며, 성공 시 조직 전체로 확장 가능한 과제임 (예: 자금 및 유동성 관리)
  • Game changers (검은색 점): 12개월 이상의 장기 투자가 필요하지만 비즈니스 판도를 바꿀 수 있는 과제임
  • GenAI-enabled (빨간색 핀): 생성형 AI 기술이 적용된 사례로, 최근 가장 주목받는 전략적 투자 분야임

AI ROI는 전략 프레임워크다

기존 ROI 모델은 선형적 성과, 예측 가능한 시간표, 명확한 인과관계를 전제로 한다. 하지만 AI는 이 모든 전제를 무너뜨린다. AI ROI는 단일 차원이 아니라 여러 층위에서 동시에 관찰되어야 한다. 매출 성장과 시장 점유율 같은 비즈니스 영향, 시간과 비용 절감으로 나타나는 운영 효율성, 정확도와 공정성으로 대표되는 모델 성능, 고객 만족도와 유지율로 드러나는 고객 경험, 조직의 혁신 속도와 민첩성, 그리고 총소유비용과 회수 기간 같은 경제적 효율성이 함께 고려되어야 한다. 이 중 어느 하나만 강조하는 순간 AI의 전체 가치는 왜곡된다.

AI ROI를 실제로 만들어내는 기업들의 공통점은 출발점에 있다. 이들은 AI 도입 이전의 성과를 명확히 정의하고 기준선을 설정한 뒤, 도입 이후 무엇이 얼마나 달라졌는지를 집요하게 추적한다. 모델이 얼마나 정확한지를 묻기보다, 배포 이후 비즈니스에서 어떤 변화가 발생했는지를 질문한다. 이러한 접근 방식은 AI 프로젝트의 성공 가능성을 구조적으로 높인다.

2026년 이후를 대비하는 기업에게 AI ROI 측정은 기술 관리의 문제가 아니라 경영 역량의 문제다. 전통적인 ROI 모델은 더 이상 AI를 설명하지 못하며, 많은 기업이 바로 이 지점에서 방향을 잃고 있다. 단기 성과와 장기 전략 가치를 함께 보여줄 수 있는 프레임워크를 갖춘 기업만이 AI 생산성 역설을 경쟁 우위로 전환할 수 있다. AI는 계속 진화하겠지만, 결국 살아남는 기업은 가장 뛰어난 기술을 가진 기업이 아니라, 그 가치를 명확하게 증명할 수 있는 기업일 것이다.

글: 투이컨설팅 디지털연구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