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 금융, 예술이 만든 새로운 투자 세계

투이컨설팅 PSB 김민아

미술 금융, MZ 세대의 투자 세계에서 새로운 물결이 되다

미술 금융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주요 금융사들은 MZ세대와 고액 자산가를 대상으로 차별화된 미술품 관련 활동과 전략을 선보이고 있다. 이번 아티클에서는 앞으로 미술 금융 시장이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그리고 왜 MZ세대에서 새로운 투자처로 주목받고 있는지 살펴보며, 이 흐름이 우리 사회와 미래 경제에 미칠 영향을 생각해보고자 한다.

MZ세대는 ‘취향 소비’와 ‘가치 소비’라는 새로운 소비 패러다임을 선도하며, 기존의 전통적인 투자 방식을 넘어서는 새로운 투자 트렌드를 만들어가고 있다. 이들은 단순히 재무적 이익을 추구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자신의 라이프스타일과 개성, 그리고 예술적 감각을 반영할 수 있는 투자에 주목하고 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미술 금융(Art Finance)은 신선하고 독창적인 투자 분야로 급부상하고 있다.

미술 금융은 예술품을 경제적 가치의 중심에 두고, 이를 활용해 자산을 증식하거나 관리하는 투자 형태를 말한다. 대표적인 예로, 미술품을 담보로 한 대출, 미술품 펀드, 디지털 소유권 기반의 아트 플랫폼(예: NFT) 등이 있다. 이를 통해 개인이나 기관은 예술 작품의 미적 감상뿐 아니라, 자산의 안정성과 수익성을 동시에 기대할 수 있다. 한편, 미술 금융은 예술 시장의 성장과 더불어 디지털 기술의 발전, 투자 상품의 다양화 등을 기반으로 빠르게 대중화되고 있다.

특히 MZ세대는 전통적인 주식, 부동산 투자에서 벗어나 자신만의 스토리를 담을 수 있는 미술 금융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이는 미술품이 단순히 재테크 수단을 넘어, 자신의 취향과 철학, 그리고 사회적 메시지를 표현할 수 있는 독특한 자산으로 인식되기 때문이다. 또한 NFT를 통해 디지털 예술품의 소유권을 확보하거나, 미술품 펀드를 통해 간접적으로 유명 작품에 투자하는 방식은 이 세대의 기술 친화적인 성향과도 잘 맞아떨어진다.

이러한 변화는 단순히 투자 시장의 트렌드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예술품을 통한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는 데에도 영향을 미친다. MZ세대는 환경 보호, 문화유산 보존, 그리고 다양성과 포용성 같은 가치를 중요시하며, 이런 가치를 담은 예술품 투자로 자신의 신념을 보여주고자 한다.

미술 금융, 새로운 투자 시대의 시작, 미술 금융은 왜 주목받고 있는가?

미술 금융의 매력은 ‘가치의 융합’에서 찾을 수 있다. 예술 작품은 단순한 소유를 넘어, 인간의 감정과 이야기를 담은 ‘문화적 유산’으로 평가되며, 동시에 수익성 있는 투자 자산으로도 기능한다. 이러한 독특한 매력은 미술 금융이 단순한 재테크 수단을 넘어선 이유 중 하나다.

대표적인 사례로, 세계적인 아트페어 ‘Frieze Seoul’의 성공은 서울을 글로벌 아트 마켓으로 도약하게 했으며, 이는 MZ세대가 미술품에 더 쉽게 접근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했다. 여기에 더해 온라인 경매 플랫폼의 활성화는 물리적 거리와 경제적 장벽을 낮추며, 젊은 세대가 미술품 투자에 발을 들일 기회를 크게 확대했다.

특히, ‘Artsy’와 같은 플랫폼의 등장은 미술 금융의 대중화를 가속화했다. 카터 클리브랜드가 설립한 Artsy는 미술품에 대한 방대한 데이터를 제공하며, 무료로 미술 학습 자료를 공유하는 온라인 플랫폼으로, ‘미술계의 구글’로 불리기도 한다. 현재 세계 최대 규모의 온라인 미술품 거래 플랫폼으로 자리 잡은 Artsy는 미술품 구매의 문턱을 낮추며 대중과 MZ세대가 경매 시장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이처럼 온라인 경매 시장의 확장은 미술 금융의 대중화를 견인하고 있다. 실제로, 경매 회원 수는 2020년 12만 5,000명에서 2022년 19만 명으로 크게 증가했으며, 같은 기간 경매 참가자 수는 6,800명에서 8,900명으로 확대되었다. 이러한 수치는 미술 금융이 이제 특정 계층만의 전유물이 아니라는 점을 보여준다.

미국의 세계 최대 규모 글로벌 온라인 미술작품 거래 플랫폼인 '아트시(ARTSY)'의 온라인 비딩 화면(위). 아래는 플랫폼의 화면 확대 기능을 통해 확대한 작품의 일부분 모습. <사진 출처=아트시>

기술과 법규가 만든 성장 동력

미술 금융 시장의 성장은 단순히 수요 증가만으로 설명하기 어렵다. 이를 뒷받침하는 기술 혁신과 법규 개편이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최근 국회에서는 STO(토큰 증권) 법안이 2024년 10월 26일에 재발의되었으며, 이에 따라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한 미술품 조각투자가 더욱 활성화될 전망이다. STO 관련 법안이 통과되면, 투자자들은 작품의 소유권을 나누어 가질 수 있게 되어, 미술품 투자에서 기존의 높은 진입 장벽이 대폭 낮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이는 디지털 기술이 미술품을 새로운 방식으로 소유하고 거래할 수 있게 하며, 시장 접근성을 한층 높이는 계기가 될 것이다.

이와 같은 기술적 혁신은 시장 신뢰도와 투명성을 강화하는 제도적 변화와 함께 더욱 큰 시너지를 발휘하고 있다. 예를 들어, 진품증명서 제도와 미술서비스업 신고제도의 도입은 시장 전반의 투명성을 제고하는 데 기여하며, 투자자들이 안심하고 거래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 있다. 또한, 예술가들에게 재판매보상청구권을 부여한 사례는 미술품 유통 과정에서 공정성을 강화하고, 예술가의 권익을 보호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특히, 혁신금융서비스 지정 기한 만료와 관련하여, 해당 지정은 개별 업체마다 이루어지며, 이를 통해 혁신적 금융 서비스가 더욱 활발히 제공될 수 있도록 유도하고 있다. 결과적으로, 기술 혁신과 법규 개편은 단순히 시장 활성화를 넘어 투자자와 예술가 모두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며, 지속 가능한 미술 금융 생태계를 조성하는 기반이 되고 있다. 앞으로 이러한 변화가 어떤 방식으로 시장의 성장을 견인하고, 더 많은 사람들이 미술 금융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할지 주목해볼 필요가 있다.

금융사들의 차별화된 미술 금융 전략

국내 금융사들은 미술 금융 시장의 성장에 발맞추어 MZ세대와 고액 자산가를 아우르는 다양한 서비스를 선보이며, 미술 금융 관련 활동을 적극적으로 확장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금융회사들에게도 새로운 기회를 제공하며, 미술 금융의 주요 고객인MZ세대와 HNW(High Net Worth) 고객의 요구에 맞는 차별화된 전략을 준비할 필요가 있다.

  • 하나은행: 업계 최초로 미술품 연계 신탁 상품과 아트멤버십을 운영하며, 고객들이 보유한 미술품은 안전하게 보관할 수 있는 오픈행 수장고를 운영하고 있다. 이는 단순한 자산 보호를 넘어, 미술품 감정을 통한 시장 가치 평가까지 지원한다. 특히 MZ세대 고객들은 이를 통해 미술품의 감상과 투자를 동시에 경험하며, 자신의 라이프스타일과 자산 관리 전략을 연결할 수 있다.
  • KB금융: 국내 대표 아트페어인 Kiaf를 후원하며, ESG활동과 WM서비스를 결합한 지속 가능 아트 금융 모델을 확대하고 있다. MZ세대의 환경 및 사회적 가치를 중시하는 소비 트렌드에 부합하여, 예술과 ESG의 융합을 통해 젊은 섿가 공감할 수 있는 투자 환경을 제공하고 있다.
  • 신한금융: 아트 거래 플랫폼을 출시하고, MZ세대를 대상으로 한 아트페어를 개최하며 금융과 미술의 융합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특히 디지털 환경에 익숙한 MZ세대를 겨냥하여,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미술품 거래를 경험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젊은 투자층의 관심을 끌고 있다.
  • 미래에셋증권: VVIP 고객을 위한 마스터스 아카데미를 통해 미술, 금융, 부동산을 결합한 최고위 과정을 운영하며, 아트 세미나 개최로 고객들의 미술 금융 이해를 높이고 있다.

해외 금융사들은 미술품을 활용한 다양한 활동을 금융회사 주도로 수행하고 있으며, 이를 HNW(High Net Worth) 고객 마케팅과 금융상품에 적극적으로 접목하고 있다. 미술품은 자본 투자 필요성, 프리미엄 마케팅 활용 가능성,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실천 가능성이라는 특징을 지니고 있어, 글로벌 금융사들이 이를 기반으로 전략적인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 JP모건 체이스(JPMorgan Chase & Co.): JP모건 프라이빗 뱅크는 고객을 대상으로 미술품 자문 서비스를 제공하며, 미술품 컬렉션 관리와 가치 평가, 구매 및 판매 자문 등을 지원한다. 자산가 고객을 대상으로 미술 전시회를 개최하거나, 세계적 아트페어 후원에 참여하여 프리미엄 서비스를 제공한다.
  • UBS: UBS는 세계적인 아트페어 Art Basel의 주요 스폰서로, 아트 마켓 보고서를 발행하며 미술 시장에 대한 깊이 있는 통찰을 제공한다. HNW 고객들에게 미술품 구매 및 관리와 관련된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며, 자산 관리와 문화적 경험을 결합한 전략을 사용한다.

금융사들은 미술 금융을 통해 새로운 시장을 창출할 수 있는 기회를 맞이하고 있으며, 이를 위한 전략적인 준비가 필요하다. 미술 금융의 특성상, 예술과 금융을 융합한 서비스 제공이 중요한 차별화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 금융사들이 MZ세대와 고액 자산가들의 요구에 맞춰 미술품을 통한 투자 환경을 제시할 때,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다.

예술로 그리는 금융의 미래

미술 금융은 단순한 유행이 아니라, 기술과 데이터, 법규의 융합을 통해 진화하는 지속 가능한 투자 형태로 자리 잡고 있다. 이는 금융사가 제공하는 서비스의 혁신뿐 아니라, 데이터 기반 분석과 고객 중심 디지털 플랫폼의 확장이 만들어가는 새로운 경제 패러다임이다. 앞으로 우리는 미술품을 담보로 한 대출과 보험, 그리고 디지털 자산화를 통한 조각 투자와 같은 파생 상품의 고도화를 목격할 것이다. 이 과정에서 예술의 가치는 단순히 경제적 자산에 머무르지 않고, 기술적 구현을 통해 사용자 경험과 가치를 더욱 다각적으로 확장할 것이다.

금융사들은 이러한 변화를 반영하여 고객의 디지털 라이프스타일에 맞는 맞춤형 서비스를 개발하고, 블록체인, AI, 빅데이터 등의 기술을 통해 신뢰성과 투명성을 강화할 것이다. 특히, MZ 세대의 투자 방식과 디지털 친화적 접근법은 기존의 금융 패러다임을 넘어선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단순한 금융의 혁신을 넘어, 예술과 경제가 융합된 새로운 차원의 가치를 창출하며, 미래의 투자 문화와 소비 패턴에 근본적인 변화를 이끌어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