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브스택'은 어떻게 거대 미디어 플랫폼으로 성장했나?

투이컨설팅 디지털연구소

얼마전부터 미국 테크 업계에서는 “크리에이터 이코노미의 시대가 도래했다”는 말이 자주 나옵니다. 고품질 콘텐츠를 제작할 역량만 갖추면 누구나 자신만의 비즈니스를 시작할 수 있다는 것인데요. 뉴욕대 스콧 갤러웨이 교수는 “광고는 이제 정액제를 사용하기 어려운 가난한 사람과 디지털 문맹계층이 내는 세금이 될 것이다”라고 말한바 있습니다. 이는 광고 수익으로 운영되는 웹 2.0 시대를 지나 사용자와 창작자가 직접 연결되는 크리에이터 이코노미 시대가 펼쳐질 것이라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크리에이터 이코노미 시대가 도래하면서 창작자와 사용자를 연결하는 오래된 채널인 뉴스레터가 다시 주목받고 있습니다. 뉴스레터는 “세분화된 개인 취향에 맞춰 개인이 원하는 유용한 정보를 맞춤형으로 제공하는 채널”로 내가 작성한 메일을 다수의 구독자에게 쉽고 편리하게 발송할 수 있고 사용자들로부터 구독료도 받을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미국에서는 2017년 오픈한 온라인 뉴스레터 구독 플랫폼인 서브스택(Substack)이 최근 불거진 정치적 이슈와 멀티미디어 콘텐츠 지원으로 유료 구독자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습니다. 트위터의 몰락, 미디어 산업의 붕괴, 비디오·오디오 콘텐츠 수요 폭증, 그리고 트럼프 대통령의 재등장이라는 여러 복합적 요인이 서브스택을 단순한 뉴스레터 서비스에서 독립적 목소리들이 모인 거대한 미디어 플랫폼으로 탈바꿈시킨 것입니다.

서브스택은 2025년 3월 초 기준으로 유료 구독자 수가 500만 명을 돌파했으며 총 활성구독자 수는 3,500만 명을 넘어섰습니다. 또한 웹사이트 방문 트래픽은 2025년 2월 기준으로 미국 뉴스 및 미디어 출판사 중 15위, 전 세계 355위를 기록했습니다.

서브스택 회원에 가입하면 누구나 뉴스레터를 만들 수 있습니다. 뉴스레터를 작성하면 사람들이 내가 발송한 뉴스레터를 무료 또는 유료로 구독할 수 있고 서브스택은 작가들이 독자와 상호작용할 수 있는 워드프레스 스타일의 플랫폼을 제공합니다. 구독료는 월 5달러 또는 연간 30달러 수준이며 서브스택은 보통 구독료에서 10%의 수수료를 가져갑니다. 서브스택에서 활동하는 작가들은 구독자 1천명을 모집하면 월 5천 달러를 벌어들이는데 이중 상위 10명의 작가들의 합계 수입은 연간 2천만 달러, 우리 돈으로 약 280억원이 넘는 막대한 돈을 벌어들이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구독 서비스의 특성상 뉴스레터로 한번 강한 관계를 맺은 독자와는 큰 이변이 없는 한 지속적으로 고객관계를 유지할 수 있는 부분도 강점입니다.

서브스택 상위 채널의 연간 구독매출 현황

서브스택의 성공요인은 크게 3가지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첫째, 우수한 필진 확보입니다. 서브스택 설립 초기 퓰리처상 수상자이자 작가인 글렌 그린왈드, 문화 평론가 앤 헬렌 피터슨, 푸드 컬럼니스트 앨리슨 로만 등 많은 저널리스트들이 전통 매체를 떠나서 서브스택에서 자신의 필력을 무기로 홀로서기를 시도했습니다. 최근에는 영향력있는 미디어 저널리스트인 CNN의 짐 아코스타, MSNBC의 조이 리드, 워싱턴포스트의 젠 루빈, 뉴욕타임스의 폴 크루그먼 등이 서브스택을 자신의 활동 무대로 선택하면서 인지도가 더 성장하고 있습니다. 그중 CNN을 퇴사하고 서브스택에서 활동하는 짐 아코스타(Jim Acosta)는 트럼프의 재임 시기 공포에 대해 이야기하는 영상을 촬영해 서브스택에 게시했는데 대박이 났습니다. 각 에피소드는 15만~20만 뷰를 기록했고, 전체 구독자는 약 28만 명에 이르며 그중 1만 명 이상이 유료 구독자로 알려졌습니다.

서브스택은 뉴욕타임스 등 레거시 미디어의 기자와 우수 필진들을 확보하기 위해 엄청난 선불금을 지급하는 것으로 유명한데요. 이는 출판사에서 베스트셀러 저자에게 선인세를 지급하는 것과 비슷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뉴욕타임스의 문화전문기자인 테일러 로렌츠가 서브스택으로부터 30만 달러의 선불금을 받고 뉴욕타임스를 떠나 서브스택의 작가로 참여한 것은 유명한 일화입니다.

둘째, 게이터키퍼가 없다는 점입니다. 공급자의 입장에서 뉴스레터는 콘텐츠를 유통할 때 가장 큰 위험요소인 플랫폼의 영향이나 간섭을 받지 않아도 된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기존 언론사에서는 광고주나 정치권 등의 눈치 때문에 기사방향을 수정하거나 다 작성한 기사를 내리는 일도 발생하지만 서브스택은 누구의 눈치도 보지 않고 창작자들이 자신의 관점이나 전문성을 글과 팟캐스트로 만들고 이런 크리에이터를 지지하는 구독자들로부터 직접 수익을 창출하기 때문에 기성 언론에 비해 독립적입니다.

서브스택의 공동 창업자인 해미쉬 매킨지(Hamish McKenzie)는 "우리는 크리에이터에게 콘텐츠를 의뢰하거나 편집하지 않고 작가들을 고용하거나 관리하지도 않습니다. 아무도 서브스택을 위해 글을 쓰지 않고 그들은 자신의 출판물을 위해 글을 씁니다"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셋째, 쉽고 편리한 사용자 인터페이스와 다양한 기능입니다. 서브스택에서 제공하는 대시보드를 통해 크리에이터는 얼마나 많은 독자들이 글을 열람했는지, 얼마나 머물렀는지, 구독자 증가 추이 등 상세한 데이터를 통해 독자들을 더 잘 이해할 수 있습니다. 또한 크리에이터가 메일침프 등 다른 메일 구독 플랫폼에서 서브스택으로 넘어올 때 편리하도록 다양한 연동기능까지 제공합니다. 최근에는 서브스택 라이브(Substack Live) 기능이 급성장했는데, 이는 크리에이터가 실시간 비디오를 진행하며 게스트를 초대해 토론할 수 있는 기능입니다. 이 같은 협업 방식은 팟캐스트 영역에서 호스트들이 서로의 쇼에 출연하며 청취자 참여를 유도하는 방식과 유사한데 전체 구독자의 절반 이상, 유료 구독자의 30%가 플랫폼 내 네트워크를 통해 유입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서브스택 성공 비결 요약 >

1. 창작자 중심의 구독 모델 구축

서브스택의 비즈니스 모델은 전통적인 광고 기반 미디어와 달리 구독료를 핵심 수익원으로 삼습니다. 창작자가 뉴스레터를 작성하고 독자가 이를 구독하며 지불하는 비용의 90%가 창작자에게 직접 돌아가고, 서브스택은 10%의 수수료만 취합니다(결제 수수료 제외)

  • 창작자의 동기 부여: 높은 수익 배분율은 작가, 저널리스트, 전문가 등 콘텐츠 창작자들이 플랫폼에 몰리게 만드는 강력한 인센티브가 됩니다. 예를 들어, 상위 창작자들이 연간 수십만 달러를 벌어들이며 독립적인 수입원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은 큰 매력입니다.
  • 중개자 배제: 전통 미디어에서 편집자나 출판사의 개입으로 창작자의 의도가 왜곡되거나 수익이 분산되는 문제를 해결했습니다. 서브스택은 창작자가 독자와 직접 소통하며 자신의 브랜드를 구축할 수 있게 합니다.

2. 광고 의존 탈피와 콘텐츠 품질 향상

광고에 의존하는 기존 미디어는 조회수를 극대화하기 위해 자극적이거나 품질이 낮은 콘텐츠를 양산하는 경향이 있었습니다. 반면, 서브스택은 광고를 배제하고 독자가 콘텐츠에 직접 돈을 지불하는 구조를 채택했습니다.

  • 품질 중심의 선순환: 구독자들은 자신이 돈을 지불한 만큼 가치 있는 콘텐츠를 기대합니다. 이는 창작자가 낚시성 제목이나 얕은 콘텐츠 대신 깊이 있고 독창적인 글을 쓰도록 유도합니다.
  • 니치 시장 공략: 서브스택은 대중적인 주제뿐 아니라 특정 분야(예: 기술, 정치, 예술)에 특화된 콘텐츠를 제공하는 창작자들에게 이상적인 플랫폼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이는 독자들이 자신의 관심사에 맞는 고품질 콘텐츠를 찾기 위해 기꺼이 지불하려는 트렌드와 맞물립니다.

3. 커뮤니티와 생태계 확장

서브스택은 단순한 뉴스레터 도구를 넘어 창작자와 독자 간의 커뮤니티를 구축하며 플랫폼의 가치를 높였습니다. 유망한 창작자에게 선인세(최대 25만 달러)를 지급하거나 법률 지원(‘서브스택 디펜더’)을 제공하며 생태계를 키웠습니다.

  • 구독자와의 직접 연결: 창작자는 구독자와 이메일, 댓글, 팟캐스트 등 다양한 방식으로 소통하며 충성도를 높일 수 있습니다. 이는 기존 소셜 미디어의 알고리즘에 의존하지 않고도 안정적인 독자층을 확보하게 합니다.
  • 멀티미디어로의 진화: 처음에는 텍스트 기반의 뉴스레터에서 시작했지만, 현재는 오디오, 비디오 등 다양한 형식으로 확장하며 콘텐츠 소비 트렌드에 적응했습니다. 팟캐스트 기능이나 앱을 통한 접근성 강화는 더 많은 독자를 끌어들이는 데 기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