챗GPT, 새로운 OS가 될 것인가?
빅테크들이 차세대 AI 플랫폼의 주도권을 놓고 경쟁하는 가운데, 오픈AI가 ChatGPT를 단순한 대화형 챗봇이 아닌 인공지능 시대의 새로운 운영체제로 진화하겠다는 대담한 승부수를 던졌다. OpenAI는 2025년 10월 6일 열린 DevDay에서 Apps SDK(Software Development Kit)를 공개하면서, ChatGPT를 업무와 코딩의 중심 허브로 만들기 위한 두 가지 핵심 업그레이드를 발표했다.
하나는 제3자가 채팅 내에서 완전히 인터랙티브한 앱을 구축할 수 있도록 하는 App SDK로, 사용자는 챗GPT내에서 Expedia를 호출하여 항공편을 예약하고, Canva에서 그래픽을 디자인하며, Zillow에서 부동산 목록을 조회할 수 있다. 다른 하나는 AgentKit으로, 드래그 앤 드롭 방식으로 자율형 AI 에이전트를 만들 수 있다. 이를 통해 개발자는 데이터를 탐색·추론하고 독립적으로 행동하는 워크플로우를 설계할 수 있다.
정리하면 OpenAI의 이번 발표는 단순한 기능 확장이 아니라 ChatGPT를 “AI 운영체제”, 즉 애플의 iOS나 구글의 안드로이드처럼 대화 기반의 생태계 중심 플랫폼으로 전환시키려는 전략적 선언이라고 할 수 있다. 참고로 ChatGPT의 인라인(in-line) 앱 접근 기능은 ChatGPT Free, Plus, Go, Pro 사용자들에게 순차적으로 제공될 예정이며 Business, Enterprise, Education 버전은 올해 말쯤 앱 접근 기능이 제공될 예정이다.
1️⃣ “앱과 대화하는 대화형 OS”
이번 행사에서 OpenAI는 ChatGPT를 단순한 인공지능 챗봇에서 대화형 운영체제(Conversational OS)로 탈바꿈시키는 전략적 전환을 선언했다. 이제 사용자는 외부 앱 계정에 로그인하고, 그 정보를 ChatGPT로 가져와 기존에 사용하던 방식과 유사하게 앱을 이용할 수 있다. ChatGPT 안에서 Booking.com으로 여행 일정을 계획하고, Canva로 디자인을 만들며, Coursera에서 강의를 본 뒤 후속 질문을 하거나, Spotify에서 나만의 플레이리스트를 구성하는 것이 가능하다. 이외에도 TripAdvisor, Uber, Khan Academy, Instacart, DoorDash 등 다양한 앱의 추가 통합이 예고돼있다.
2️⃣ ACP 기반 새로운 경제 생태계
Apps SDK의 중심에는 ACP(Agentic Commerce Protocol)와 같은 새로운 개념의 대화형 상거래 프로토콜이 자리하고 있다. 이는 단순히 결제를 가능하게 하는 기술 규격을 넘어, ChatGPT 내부에서 발생하는 모든 경제적 행위를 통합적으로 관리하는 인공지능 경제 인프라(AI Economic Infrastructure)라고 할 수 있다.
ACP는 사용자가 ChatGPT 대화창 안에서 외부 결제 페이지나 앱을 따로 열 필요 없이, 자연어 명령을 통해 구매·구독·결제·환불까지 처리할 수 있게 한다. 예를 들어 사용자가 “Canva에서 프리미엄 템플릿 구독해 줘”라고 말하면, ChatGPT는 ACP를 통해 사용자의 결제 자격을 인증하고, OpenAI의 안전한 지불 게이트웨이 내에서 거래를 처리하며, 해당 앱 개발자에게 수익을 자동 분배한다.
이 과정에서 OpenAI는 앱 거래 금액의 일정 비율을 플랫폼 수수료로 확보한다. 즉, 구글 플레이스토어나 애플 앱스토어처럼 App Economy의 구조를 대화형 플랫폼 내부로 이식하는 것이다. 다만 기존 모바일 앱스토어가 ‘클릭과 다운로드’에 기반한 정적 거래였다면, ACP는 ‘대화와 맥락(context)’을 중심으로 한 동적·지능형 거래(Dynamic Intelligent Commerce)를 가능하게 한다.
더 나아가 ACP는 단순히 결제 수단을 넘어, AI 에이전트 간의 상호 경제 행위도 지원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사용자의 개인 비서형 에이전트가 회의 일정 관리 앱과 자동으로 구독 계약을 체결하거나, 데이터 분석 에이전트가 API 사용량에 따라 다른 서비스에 마이크로 결제를 수행하는 식이다. 이는 사람이 아닌 에이전트 간의 거래(Agent-to-Agent Commerce)라는 새로운 경제 형태를 가능하게 만들며, OpenAI는 그 모든 흐름을 조정·관리하는 AI 금융 인프라의 중앙 허브 역할을 맡게 된다.
3️⃣ MCP 기반 아키텍처
OpenAI는 폐쇄형 생태계 대신 Model Context Protocol(MCP)이라는 개방형 표준을 채택했다. 이는 경쟁사 Anthropic이 제안한 기술로, AI 모델 간 상호운용성을 높이는 인터페이스 규격이다. OpenAI가 MCP를 수용했다는 것은 ChatGPT를 독립적 서비스가 아닌, AI 생태계의 허브 인프라로 재정의하겠다는 뜻이다. 즉, ChatGPT는 이제 하나의 ‘모델’이 아니라, 다양한 AI 앱과 서비스를 조정·통합하는 운영체제적 플랫폼이 된다.
구분 | 기존 GPT 전략 | Apps SDK 이후 전략 |
---|---|---|
플랫폼 위치 | AI 챗봇 | 대화형 운영체제 |
주요 수익원 | 구독(Plus/Pro) | 앱 거래 수수료 + ACP 결제 |
사용자 경험 | 질의응답 | 대화형 멀티앱 허브 |
개발자 생태계 | GPT Store (커스텀 모델) | Apps SDK (대화형 앱) |
향후 전망
OpenAI는 이제 ‘똑똑한 AI 챗봇’ 개발 업체가가 아니라 풀스택(Full-stack) AI 플랫폼, 더 나아가 소비자 기술 제조사로의 전환을 노리고 있다.이는 과거 구글, 애플 등 빅테크들이 걸어온 궤적과 흡사하다. 애플이 컴퓨터 제조업체에서 시작해서 아이팟+아이튠즈, 아이폰+앱스토어와 같은 기기·서비스 전체 생태계를 구축했고, 구글이 검색 엔진에서 출발해 안드로이드·클라우드 제국으로 확장한 바 있다.
이번 발표는 단순한 기능 확장이 아니라, 대화를 기반으로 한 새로운 운영체제 시대의 서막을 의미하며, 사용자가 언어를 통해 세상과 상호작용하는 방식을 근본적으로 재정의하는 사건이다. 오픈AI는 더 이상 ‘똑똑한 AI 모델’을 만드는 기업이 아니라, 다양한 AI 모델들이 생각하고, 행동하며 거래하는 하나의 통합 플랫폼 중심으로 진화하고 있다.
글: 투이컨설팅 디지털연구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