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컴퓨터 OUT, AI IN! 전통 기상예보를 뛰어넘는 AI 기술의 등장”

최근 기상 예보 분야에서 인공지능의 활용이 빠르게 현실화되고 있습니다. 유럽중기예보센터(ECMWF)는 2025년 2월부터 AI 기반 예보 시스템인 AIFS(Artificial Intelligence Forecasting System)를 정식 도입하며, 날씨 예측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습니다. 외신 보도에 따르면 ECMWF의 AI 예보 시스템은 열대성 사이클론 경로 예측을 기존보다 12시간 앞당겼고, 태양 복사량과 풍력 터빈 높이인 100m에서의 풍속 예측까지 가능하다고 합니다.

이처럼 AI 기상예보 기술의 발전은 기상 산업은 물론 전 산업 분야에 광범위한 파급효과를 미칠 것으로 보입니다. 농업 분야에서는 농작물 재배와 관수 관리에 정밀한 기상 예보를 적용해 생산성을 극대화할 수 있습니다. 미국 스타트업 벤치마크랩스(Benchmark Labs)가 개발한 농장 맞춤형 AI 일기예보 서비스를 도입한 캘리포니아의 한 농장은 물 사용량을 10% 절감하면서도 수확량이 최대 100% 증가하는 결과를 얻었습니다.

국내 기상청도 최근 자체 개발한 AI 초단기 강수예측모델을 도입하여, 기존에는 폭우 발생 2시간 전에야 호우 경보를 내릴 수 있었던 것을 6시간 전으로 앞당겼습니다. 그만큼 여름철 국지적 폭우에 대비할 여유를 확보한 것입니다. 이처럼 AI 기술이 기상예보 시장의 판도를 바꾸기 시작하면서, 예보 가능 기간은 더 길어지고 공간 해상도는 더욱 촘촘해지고 있습니다. 이제 “서울 당산동4가 40분 후 침수확률 30%”와 같은 구체적인 지역 단위의 예측도 현실이 되었습니다.

기존 기상예보 vs. AI 기상예보, 누가 더 정확하나?

전통적인 기상예보는 수치예보모델(NWP: Numerical Weather Prediction)에 기반하며, 방대한 연산을 처리하기 위해 고성능 슈퍼컴퓨터를 필요로 합니다. 이런 전통적인 접근법은 대기와 해양의 물리 방정식을 풀어 미래 상태를 예측하는 것으로, 오랜 기간 과학자들의 노력으로 발전해왔습니다. 현재도 주요 기상청들은 수십억 건의 일일 관측자료를 바탕으로 10km 안팎의 격자 해상도로 전 지구를 계산하는 모델을 운영하며, 이를 위해 수천 코어 규모의 슈퍼컴퓨터에서 수 시간씩 연산을 수행합니다.

반면 AI 예보는 물리 방정식 대신 빅데이터 패턴 학습을 통해 날씨 변화를 예측하는 접근법입니다. 과거 기상학 초창기의 “유사한 과거 날씨 패턴을 찾아 미래를 예측”하는 아이디어를 현대의 딥러닝으로 부활시켰다고 볼 수 있습니다. AI 모델은 과거 관측 및 모델 산출 데이터를 학습하여 복잡한 대기 변수를 통계적 상관관계로 포착하고 미래 상태를 확률적으로 산출합니다. 이를 통해 수치모델이 수 시간 걸리던 연산을 수 초 또는 수 분 내로 단축하면서도, 인간 전문가 수준 또는 그 이상의 정확도를 달성하는 사례가 늘고 있습니다.

<수치예보모델 vs. AI 예보 모델>

항목

수치예보모델(NWP)

AI 예보 모델

정확도

기본 정확도 높으나, 국지적 호우나 태풍 경로 예측에서 오류 발생 (: 2023 필리핀 태풍 예측 실패)

최대 20~30% 더 정확, 특히 산불·폭풍 예측에서 우수

속도

수분~시간 소요, 슈퍼컴퓨터 필요

초 단위 예측, 일반 PC도 가능 (5,000배 빠름)

비용/에너지

고비용 슈퍼컴퓨터 운영, 에너지 소비 높음

수천 배 적은 에너지, 저비용 (대학 연구 그룹도 접근 가능)

한계

급변 기상 분석 어려움

장기 예측 시 정확도 하락,

데이터 의존성

주요 AI 기상예보 모델 비교

구글 딥마인드가 2024년 12월 공개한 AI 기상예보 모델 “젠캐스트(GenCast)”는 기존에 약 10일 정도였던 예보 한계를 최대 15일까지 확장했고, 예측 정확도 또한 유럽 중기예보시스템(ENS)을 능가하는 성과를 보였습니다. 또한 예보 공간 범위도 혁신적으로 세밀해져, 엔비디아가 UAE에 구축한 AI 기상 플랫폼 “Earth-2”는 기존 글로벌 모델 최고 수준인 9km 격자보다 훨씬 세밀한 200m 단위의 초고해상도 지역 예보를 가능하게 했습니다. 한편 예보 생산에 걸리는 시간도 대폭 단축되고 있습니다.

출처: 구글 블로그

마이크로소프트리서치가 개발한 Aurora는 기상과 대기의 다양한 현상을 한꺼번에 예측할 수 있는 대규모 AI 기반 지구 시스템 모델로 태풍, 허리케인 경로 예측부터 대기오염 수준, 해양 파도까지 폭넓은 분야에서 뛰어난 예측 성능을 보였습니다. MS는 Aurora 모델의 코드를 공개하고 자사 MSN 웨더 앱의 예보 엔진으로도 적용하는 등 실용화에 나서고 있습니다.

출처: https://www.microsoft.com/en-us/research/project/aurora-forecasting/?locale=ko-kr

이외에도 영국 케임브리지대와 마이크로소프트, 앨런 튜링 연구소 등이 공동 개발한 “아드바크 웨더(Aardvark Weather)” 모델은 방대한 기상 데이터를 학습한 AI로, 일반 데스크톱 PC에서도 1초 만에 전 지구의 날씨를 예측할 수 있을 정도로 계산 속도를 높였습니다. 이처럼 AI의 등장으로 예보 기간, 공간, 속도 면에서 모두 기존 한계를 뛰어넘는 혁신이 이루어지면서, 세계 각국 기상청과 기상 관련 기업들이 AI 예보 기술 도입에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습니다.

향후 전망

아직 기상예보 산업의 시장 규모는 그리 크지 않지만 향후 성장 잠재력은 매우 큽니다. 2023년 글로벌 기상예보 관련 서비스 시장은 대략 20~25억 달러 규모로 추산되며 아직은 정부기관의 공공 서비스 성격이 강해 상업적 수익보다는 기술 개발 차원의 투자가 주를 이루고 있습니다.

하지만 AI 기술이 고도화됨에 따라 새로운 민간 서비스와 비즈니스 모델이 등장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기상정보가 농업, 에너지, 보험, 물류, 국방 등 전방위 산업의 의사결정에 필수적인 요소가 되고 있어, 정교한 맞춤형 예보 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고 있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보험회사는 AI를 활용해 풍수해 위험을 세밀하게 평가함으로써 보험 상품을 개선할 수 있고, 이벤트 업계나 관광산업도 날씨 데이터를 활용한 최적 운영 전략을 세울 수 있습니다. 다만 AI의 예측을 최대한 활용하기 위해서는 꾸준한 검증과 신뢰성 확보 노력이 병행되어야 하며, 인간 기상 전문가와의 협업을 통해 설명 가능한 예보 체계를 구축하는 것도 과제로 남아 있습니다.

그럼에도 분명한 것은, AI가 불확실성 높은 날씨 예측의 판도를 바꾸고 있으며, 이것이 기후위기에 대응하는 전 지구적 노력과 각 산업의 미래 전략에 핵심 열쇠가 될 것이라는 점입니다. 앞으로 AI와 기상과학의 접목이 만들어낼 더 정교하고 유용한 기상예보 서비스를 기대해봐도 좋겠습니다.

글: 투이컨설팅 디지털연구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