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 속으로 사라져가는 빅뱅 방식의 차세대 프로젝트

투이컨설팅 FCB 이형로

약 13년 전의 일이였다. 필자는 고객들을 모시고 네델란드의 SNS Bank라는 인터넷 전문은행을 벤치마킹한적이 있다. 당시 SNS Bank는 네델란드에서 획기적인 영업방침으로 급성장하던 은행이였고, 은행의 성공요소를 직접 눈으로 확인하기 위해 방문했다. 여러가지 시사점 중 해당 은행이 구축했던 정보계(DW, DataWarehouse)가 있었는데, 이 시스템을 구축하는데 약 5년의 시간이 걸렸다고 파악되었다.

구축 방법은 은행 내부의 인력으로 천천히 단계별로 개발하였다고 파악되었다. 당시 국내의 금융IT관점으로는 1~2년 정도면 빅뱅방식으로 정보계를 재구축하면 비용과 시간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던 기억이 있다.

약 13년이 지난 현 시점에서 우리나라의 IT시스템 개발이 이러한 방식으로 변화하고 있다. 이번 투이톡은 빅뱅(Big Bang)방식의 차세대 시스템이 점점 줄어들거나, 매우 적어지는 현상에 대해 알아보고자 한다.

빅뱅방식의 차세대 구축은 특정시점까지 대단위의 인력을 투입하여 한꺼번에 회사의 시스템을 변화시키는 개발방식을 의미한다. 일반적으로 2년 정도의 기간동안 시스템 개발을 통해 회사의 시스템을 환골탈퇴 시키는 방식으로 시스템을 구축하는 방식을 의미한다. 지난 3~40년 동안 이라한 방식으로 대규모의 자원을 투입하여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 우리의 일반적인 방식이라 할 수 있다. 이제는 이러한 방식이 점점 줄어들고 있다는 것이다

빅뱅(Big Bang) 방식의 차세대가 줄어드는 이유

1. 구축 비용이 너무 많이 소요된다

이제 빅뱅 방식의 차세대를 구축하기 위해서 소요되는 비용이 너무 많았졌다. 첫 번째로 개발자의 인건비가 과거와 다르게 많이 높아졌다. 체감적으로 느끼는 인건비는 과거 5년전 대비 50%이상 상승한 것 같다. 인건비가 상승하는 것은 꼭 나쁜 현상은 아니지만 많은 인원이 한꺼번에 투입되는 차세대 프로젝트의 경우는 그 예상수치 자체가 감당이 되기 어려운 정도이다. BIKOREA 기사에 따르면 농협금융그룹의 IT투자에 인건비만 1조원이 필요한 것으로 컨설팅 결과가 도출 된 것이다(2024.09.23, 농협금융그룹, IT투자에 인건비만 1조 필요(?)), http://www.bikorea.net/news/articleView.html?idxno=40887)   투자금액의 적정성 여부를 떠나서 경영진 및 해당 회사의 임직원 모두가 선뜻 받아들이기 어려운 정도의 IT예산이 산정되는 실정이다.

2. 시스템의 오픈 리스크가 너무 높아졌다

과거보다 시스템 오픈 리스크가 매우 커졌다. 이는 단순이 시스템이 커졌다는 의미보다는 과거와 달리 대/내외 인터페이스가 매우 많아졌다. 우리회사와 연결되어 있는 수 많은 고객사와 파트너사 등을 모두 한 날짜에 바꾸는 것은 이제는 불가능하고, 대형회사의 차세대 시스템 실패는 금융기관의 경우는 국민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매우 커졌다. 예를들어, 극단적으로 대형 증권회사가 새로운 시스템으로 오픈한 경우 오픈일 당일에 매매 주문을 처리하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하다면, 천문학적인 손해배상을 감수해야 한다. 즉, 예전과 달리 이해관계자가 너무 많아졌고 시스템의 복잡도도 높아져서 시스템 오픈 리스크가 너무 높아졌다

3. 변화된 사회의 분위기와 문화

인건비 상승과 아울러 빅뱅 방식의 추진이 어려운 부분 중 하나는 사회적/제도적 분위기이다. 과거에는 야근도 하면서 인력을 갈아 넣는(?) 형태의 개발이 많았다면, 최근에는 주 52시간 체계 등 법적,제도적 장치로 인해 강제화 할 수 없는 분위기이다. 이러한 방식으로 사회가 변화하는 것은 매우 바람직한 방향이나, 예산을 산정하고 집행하는 관점에서는 막대한 비용을 고려해야 하는 부담감이 존재한다. 하나 단적인 예를 들어보자면 예전에는 차세대 시스템 테스트 단계에서 전 영업점 직원들이 토요일날 모두 출근하여 테스트(일명: 통합테슽)를 진행하거나, 근무시간이 끝난 후 매일 2시간씩 테스트(일명:상시테스트)를 수행할 경우 우리 회사가 쓰는 시스템이기 때문에 자발적 분위기와 같이 고생하는 분위가가 있었으나 이제는 이러한 전사 직원을 동원하기 위해서는 경영진 뿐만 아니라 노조와도 상의를 해야 하고 당연히 상당한 수준의 추가 근무 수당을 프로젝트 예산에 고려해야 한다

4. 고객사(갑)의 변화된 기업 문화

IT직원들또한 2~3년 간의 시간 동안 전 직원이 매달려 현재 운영하고 있는 시스템과 새로이 개발되어야 하는 차세대 시스템을 동시에 준비하는 것에 대한 부담이 매우 많아졌다. 프로젝트 발주처인 고객 또한 상당한 시간 동안 IT전직원이 매달려야하는 차세대 시스템 구축을 어려워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이는 단순히 우리가 관리하는 시스템의 발전을 위해 개인을 희생하거나 개인의 노력을 강요하는 것이 쉽지 않아졌다. 이는 외부 개발자에게도 동일한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무리한 개발일정을 수립할 경우 개발자들은 이를 반대하는 경우도 현장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앞으로 대형기관/기업은 대부분 단계적 변화의 방식으로 시스템을 업그레이드해야...

앞에서 서술한 여러 가지의 이유로 향후 수 백억에서 수 천억씩 투자하는 빅뱅(Big Bang)방식의 차세대 프로젝트는 점차적으로 줄어들거나 사라지게 될 것이다. 특히, 오너가 지배하는 회사가 아닌 경우 이런 대형 금액을 본인의 임기 내애서 투자를 결정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앞으로는 짧게는3년에서 길게는 5~7년 정도의 시간을 가지고 단계적으로 시스템을 변화하는 형태로 시스템의 업그레이드가 이루어 질 것 이다

이러한 변화에 따라 IT 비즈니스 환경도 변화하게 될 것이다.

첫 번째, 개발 방법론에 대한 투자와 컨설팅이 많아 질 것이다

예전과 달리 단기간의 분석à설계à개발à테스트à이행의 폭포수 개발 방식에서 비즈니스의 변화를 지속적으로 수용하면서 시스템의 장기적인 변화를 이끌어 낼 수 있는 개발 방법론에 대한 투자가 많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결국 Application Architect의 수요가 폭증하게 될 것이다. 이러한 변화를 가장 적극적으로 수용할 수 있는 개발 방법론이 바로 애자일(Agile)기반의 개발 방법론과 Two Speed IT 체계의 도입이 될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

두 번째, 솔루션/패키지 업체의 영업방식에 변화가 올 것이다

이제는 한 번 도입되는 솔루션/패키지는 최소한 10년 이상을 사용하게 되기 떄문에 사업기회 자체가 장기적으로 많이 줄어들 것으로 생각된다. 이는 w 도입 시 해당 솔루션과 패키지가 제 값을 받기위한 노력이 많아지게 될 것이다. 또한 아울러 유지보수료율도 대폭 상승하는 상황으로 IT시장은 변해갈 것으로 생각 할 수 있다

세 번째, 인소싱(Insourcing)이 확대되고, 내부 PMO(Project Mgt Office)의 역할이 증대될 것이다

내부 직원이 수행하는 프로젝트가 점점 많아지면서, 인소싱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 외부 아웃소싱 인력으로 시스템을 개발하는 문화에서 자체구축하는 방식으로 변화해 갈 것이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내부의 프로젝트를 전문적으로 관리하는 프로젝트 관리 조직(PMO)의 필요성이 자연스럽게 증대되고, 이러한 인력의 수요가 점차 증가될 것이다

네 번째, 장기적으로는 단일언어(JAVA)로 시스템 개발언어가 통일될 것이다

예전에는 속도의 중요성으로 인해C언어 및 JAVA언어를 혼용해서 사용하는 기관/기업이 많았으나, 인력 배치의 한계, 시스템 관리의 불편함 등의 이유로 장기적으로 JAVA언어로 통일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특히, 속도에 매우 민감한 증권회사의 경우에서도 장기적으로 JAVA를 사용하는 것으로 시스템 아키텍처를 결정하는 회사들이 점점 많아지고 있다. 즉, 특성에 많는 시스템 관리보다는 단일화된 시스템 운영이 훨씬 더 비용대비 효과적이라는 판단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물론, 초대형 금융기관 등이 단일언어로 시스템을 관리하는 것이 단시간에 이루어지지는 않겠지만, 그러한 변화의 방향을 바꾸기는 어려울 것이다

그럼 모든 회사가 단계적인 방식으로 변화할까? 그렇지는 않다.

그래도 중/소형사는 빅뱅방식의 차세대가 적합하다

모든 회사가 빅뱅방식에서단계적 방식으로 전환된다는 것은 아니다. 여전히 빅뱅 방식의 차세대 프로젝트가 유효한 회사들이 존재한다. 차세대 시스템이라는 것은 비즈니스와 IT관점의 퀀텀점프를 의미한다. 즉, 시스템 변화를 통해 그동안 대응하지 못했던 고객 관련 지원 및 우리의 일하는 방식의 변화를 한꺼번에 바꾸는 차세대는 여전히 유효할 수 있다. 그러한 대상은 중/소형사에 해당 될 수 있을 것이다.

예를 들면 중형 금융기관은 대형 금융기관과는 달리 IT인력 자체가 충분하지 않다. 즉, 스스로 단계적으로 변화를 수행하기에는 한계적 존재한다. 이러한 중/소형 금융기관은 차세대라는 기회를 통해 우리의 IT시스템을 탈바꿈하는 것이 훨씬 더 효과적일 수 있다. 따라서 중/소형 금융기관은 빅뱅방식의 차세대가 여전히 유리하고 비용 효과적일 수 있다. 따라서 가까운 미래에는 대형금융기관은 점진적인 변화, 중/소형 금융기관은 빅뱅방식의 변화가 일반적인 현상으로 나타나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