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이컨설팅 DSB 한서현

미래의 교육은 어떤 모습일까요? 전통적인 칠판과 종이 교과서가 사라지고, AI와 디지털 기술이 교육 현장을 채우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최근 교육계에서 이슈로 떠오른 AI 디지털 교과서(AIDT, AI Digital Textbook)는 이러한 변화의 상징적인 사례입니다.

하지만 AIDT를 둘러싼 논란은 여전히 뜨겁습니다. 특히 2025년 3월부터 본격적인 도입이 가운데, 법적 지위, 비용 문제, 교육 현장 적용 가능성 등 여러 쟁점이 남아 말들이 많은 상황입니다. 이러한 논란 속에서 AIDT는 과연 교육 혁신을 견인할 핵심 기술이 될 수 있을까요? 아니면 충분한 준비 없이 도입되어 혼란을 초래하게 될까요?

AIDT 도입 배경: 세계 최초의 AI 기반 공교육?

AIDT는 우리나라가 세계 최초로 공교육에 AI 기반 디지털 교과서를 도입하는 것을 목표로 추진되고 있습니다. 2025년 3월부터 초등학교 3·4학년, 중학교 1학년, 고등학교 1학년의 수학, 영어, 정보 과목에 우선 도입될 예정이며, 2028년까지 전 학년·전 과목으로 확대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하지만 이런 목표에 제동이 걸릴지도 모르게 되었습니다. 특히 문제가 되는 것은 두 가지로, 법적 지위와 비용 문제가 불거지고 있습니다.

AIDT의 법적 지위는 아직 불확실합니다. 단순한 교육 자료인지, 정식 교과서로 인정될 것인지에 대한 논란이 있으며, 법적 명확성이 확보되지 않은 상태에서 도입을 강행하는 것에 대한 우려도 큽니다.

또한 AIDT 도입 과정에서 예상 비용을 둘러싼 이견도 커지고 있습니다. 전면 도입 대신 선택적 도입이 이루어지며 정부와 개발업체 간의 비용 추산이2배 가까이 차이가 나 구독료 협상이 난항을 겪고 있습니다. 현재 정부는 1학기 채택률을 20~30%로 예상하고 있지만, 채택률이 낮아질수록 구독 비용이 증가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부가 AIDT 도입을 서두르는 이유는 2022 개정 교육과정과 밀접한 관련이 있습니다. 2025년부터 적용되는 개별 맞춤형 교육과 탐구 기반 학습 강화라는 개정 교육과정의 목표를 효과적으로 실현하기 위해, AI 기반 교육 도구가 필수적이라는 논리입니다. AIDT란 무엇이고, 어떤 효과가 있기에 도입하려고 하는 것일까요?

AIDT의 개념과 구조

• AIDT란?

AI 디지털 교과서는 단순한 전자책이 아니라 AI 기술을 활용하여 학습자의 수준, 속도, 관심 분야를 분석하고 맞춤형 학습 콘텐츠를 제공하는 시스템입니다. AI가 실시간으로 학습 데이터를 분석하여 부족한 개념을 보완하고, 개별 학생에게 적절한 학습 경로를 제시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 AIDT의 주요 특징
  ✔ 맞춤형 학습: AI가 학생별 학습 패턴을 분석해 개인화된 콘텐츠 제공
  ✔ 멀티미디어 학습: 텍스트뿐만 아니라 동영상, 퀴즈 등 다양한 학습 자료 활용
  ✔ 실시간 피드백: AI 기반 분석을 통해 즉각적인 학습 피드백 제공
  ✔ 클라우드 기반: SaaS(Software as a Service) 형태로 제공되어 온라인에서 접근 가능
• AIDT의 핵심 시스템 구성

  - 게이트웨이: 학생 맞춤형 책장 서비스 및 원패스 로그인 제공

  - 대시보드: 학습 데이터를 종합적으로 분석하여 교사와 학부모에게 제공

  - 학습 데이터 분석: 학생 개개인의 학습 데이터를 수집·분석하여 맞춤형 학습 경로 제공

AIDT는 정부와 공공기관이 학습 데이터 저장소와 대시보드를 구축하고, 민간 기업이 과목별 디지털 교과서를 개발하는 방식으로 운영될 예정입니다.

AIDT의 기대 효과

AIDT 도입은 “High-Tech, High-Touch” 개념을 기반으로 학생, 교사, 학부모 모두에게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됩니다.

① 학생 학습 최적화

• 개별 맞춤형 콘텐츠 제공으로 학습 효율 극대화
• 자기 주도 학습 환경 조성
• 멀티미디어 자료 활용으로 학습 흥미 증대

② 교사의 역할 변화 및 지원

• AI 기반 데이터 분석을 활용한 맞춤형 교육 가능
• 대규모 학급에서도 효율적 지도 가능
• 반복적인 평가 및 보충 학습 자동화

③ 학부모의 교육 참여 강화

• 자녀의 학습 진행 상황을 실시간으로 확인 가능
• 맞춤형 학습 경로를 통한 개별 학습 지원 가능
• 학습 데이터를 활용한 개별 상담 및 피드백 제공

④ 국가 차원의 학습 데이터 활용

• 학생들의 학습 패턴을 분석하여 교육 정책 수립에 활용 가능
• 지역별·학교별 교육 격차 해소를 위한 데이터 기반 의사 결정 가능

AIDT 도입의 한계와 우려

기대 효과를 고려하면 반드시 도입해야 할 것 같은 AIDT지만, 여러 현실적인 한계와 우려가 존재합니다. 현재 논의되는 문제들은 다음과 같습니다.

1. 비용 부담

• 구독료 협상 및 비용 상승 가능성: 정부와 개발업체 간의 구독료 협상이 진행 중이며, 채택률이 낮아질 경우 비용 상승 가능성이 있습니다.
• 막대한 재정 부담: 국회 입법조사처에 따르면, 2025년부터 2028년까지 초중고교 디지털교과서 도입에 따른 구독료는 최소 1조 9천억 원에서 최대 6조     6천억 원에 달할 것으로 추계됩니다.

• 다른 교육 사업 축소 우려: 학교 시설 안전, 기초 학력 지원 등 시급한 교육 사업 예산이 줄어들 위험이 있습니다.

2. 현장 적용성

• 미완성 콘텐츠로 인한 연수 실효성 저하: 완성되지 않은 디지털 교과서로 교사 연수가 진행되어 실효성에 대한 지적이 있습니다.
• 교사 역할 변화: AIDT로 인해 교사의 자율성이 사라지고 큐레이션 또는 멘토 교사로 역할이 변할 수 있습니다. 또한 교사의 주도성과 전문성을 약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의 시각이 존재합니다.

3. 학습에 대한 실효성

• 과도한 디지털 기기 사용으로 인한 부작용: 디지털 기기 과의존은 물론 문해력 저하 등 부작용이 예상되며, 디지털 교과서의 성급한 도입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습니다.
• 원리 학습 시간 감소: 진단평가와 과제가 많아질수록 원리 학습에 쓰이는 시간이 줄어들 가능성이 있습니다.
• 학습 무기력감 초래: 학습 의욕이 낮은 학생들에게는 반복적인 평가와 과제가 오히려 학습 무기력감을 초래할 수도 있습니다.

4. 디지털 격차와 인프라 문제

· 지역 간 디지털 인프라 격차: 단순히 디지털 기기의 보급으로는 충분치 않습니다. 많은 지역의 인터넷망이 노후화되어 수업 진행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습니다.

· 비용 전가 가능성: 학교의 재정 여건에 따라 AIDT 비용이 학생에게 전가될 수 있습니다.

결론: AIDT, 기대와 우려 속 변화의 시작

AIDT는 단순한 디지털 교과서가 아니라 미래 교육과 디지털 콘텐츠 시장의 변화를 주도할 핵심 기술이 될 가능성이 큽니다. 그러나 AI에 대한 교육이 아닌 디지털 교과서의 다른 이름이 아니냐는 비판의 목소리가 큰 상황입니다. 이와 더불어, 여러 이해관계자들에게 AIDT가 필요하다는 것에 대한 공감대 형성에 실패한 것으로 보입니다. 가장 우선적으로 해결해야 하는 부분은 다음과 같습니다.

• 법적 지위와 평가 방식의 명확화 필요: AIDT가 정식 교과서로 인정될 것인지, 교육 도구로 활용될 것인지 법적 기준을 명확히 해야 합니다.
• 교육 현장의 충분한 준비와 지원 필요: 단순히 디지털 기기를 도입하는 것이 아니라, 교사와 학생이 AI 기반 교육에 적응할 수 있도록 실질적인 지원이 이루어져야 합니다.
• 디지털 격차 해소 방안 마련: AIDT가 일부 학생들에게만 유리한 시스템이 되지 않도록, 모든 학생이 동등한 학습 환경에서 활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AI 디지털 교과서 도입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단순한 정책 추진이 아니라, 교육 현장의 현실과 기술적 가능성을 균형 있게 고려한 전략적 접근이 필요합니다.

다양한 교육 주체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충분한 논의와 합의를 거쳐야 합니다. 교사 연수, 학생 교육, 시스템 구축 등 철저한 준비를 통해 시행착오를 최소화하는 노력 또한 필요합니다.

AIDT(AI 디지털교과서) 도입은 분명 교육 환경에 큰 변화를 가져올 것입니다. 새로운 시스템 도입에는 늘 어려움과 우려가 따릅니다. 어쩌면 지금의 진통은 미래 교육을 위한 중요한 발걸음이 될 수 있습니다. 철저한 준비와 유연한 대응을 통해 AIDT가 성공적으로 안착하고 미래 교육의 새로운 지평을 열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