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 기획] 2025 ICT 산업 리뷰 및 전망; [1편] GPT-5 이후의 AI 전쟁
2025년은 AI 기술이 가장 가파르게 도약한 해로 기억될 것입니다. 그리고 이러한 흐름은 산업 전반의 질서를 흔들며 새로운 경쟁의 시대를 열고 있습니다. 이제 한 달 앞으로 다가온 2026년, 우리는 그 변화가 본격적으로 현실이 되는 전환점에 서 있습니다. 투이 인사이트에서는 총 5편에 걸쳐 올 한해 ICT 산업을 리뷰하고 다가오는2026년 주요 이슈를 전망합니다.
기대에 못미친 GPT-5와 빠르게 추격하는 경쟁사들
2025년 8월, 전 세계가 기대했던 GPT-5는 등장과 동시에 기술적 진보를 입증했다. 추론 능력은 한층 정교해졌고 환각률 또한 유의미하게 감소했다. 또한 성능 향상과 함께 API 사용 비용은 이전 모델 대비 최대 4분의 1 수준으로 대폭 낮아져, 성능과 효율성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는 평가도 받았다. ‘인류 최후의 시험’이라 불리는 종합 지능 벤치마크에서도 25.3점을 기록하면서 1위에 올랐다. 하지만 기대만큼 뜨거운 환호는 돌아오지 않았다. 업데이트 직후 사용자 불만이 폭증했고, 샘 알트만은 결국 GPT-5 출시 하루 만에 유료 사용자에 한해 GPT-4o 옵션을 복구한다고 발표했다.
GPT-5 출시를 통해 AI 모델 경쟁의 판도가 변하고 있음이 분명해졌다. 몇 년 전만 해도 AI를 평가하는 잣대는 파라미터 수처럼 “얼마나 거대한 모델인가”에 쏠려 있었지만, 이제는 얼마나 유용하고 만족스러운 사용자 경험을 제공하는가로 무게추가 이동하고 있다. 기술의 성장 속도가 사용자 경험의 진화를 앞서간 것이다. 이는 초거대 모델 경쟁이 더 이상 시장의 핵심 기준이 아니며, AI 산업의 중심축이 “모델의 크기”에서 “서비스의 질과 활용성”으로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OpenAI가 진통을 겪는 동안, 경쟁사들이 빈 틈을 파고들면서 존재감을 키웠다. 앤트로픽(Anthropic)의 AI 모델인 Claude 최신 버전은 개발자 코딩 보조 능력을 평가하는 SWE-bench 테스트에서 정확도 74%라는 기록을 세웠다. 이는 코드 버그 수정 등 실제 프로그래밍 문제 해결에서 높은 점수를 기록한 것으로, AI가 개발자 생산성을 크게 높여줄 수 있음을 입증한 사례이다.
한편, 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xAI의 Grok 은 창의적인 글쓰기나 복잡한 논리 문제 해결에서는 GPT 시리즈를 넘어서는 성과를 보여줬다. 또한 구글은 11월 19일 추론 능력이 강화된 제미나이 3를 전격 공개했다. 이번 발표는 Google이 Gemini 2.5를 공개한 지 약 8개월, Gemini 2.0을 공개한 지 11개월 만에 이루어진 것이다. 이번에 공개된 최신 모델은 추론 능력을 평가하는 벤치마크(Humanity's Last Exam)에서 37.4점을 기록하면서 현존하는 AI 모델 중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다. 구글은 Gemini 3가 “진부한 표현과 아부를 걷어내고 진정한 통찰을 제공할 것이며 사용자가 듣고 싶어하는 말이 아니라 반드시 들어야 하는 말을 해줄 것”이라고 밝혔다.

브라우저 전쟁 3.0의 개막
2025년 10월, 오픈AI가 AI 기반 웹 브라우저 ‘Atlas’를 출시하면서 브라우저 산업은 새로운 전환점을 맞이했다. 이로써 1990년대 인터넷 익스플로러(IE) 시대, 모바일 중심의 크롬 시대에 이어 세 번째 브라우저 전쟁(AI 브라우저 전쟁)이 본격화되고 있다.
오픈AI Atlas는 ChatGPT와의 실시간 상호작용을 기반으로 콘텐츠 요약, 검색 자동화, 분석, 코드 생성 등 고도화된 AI 기능을 제공하며 기존 브라우저가 제공하지 못했던 새로운 사용 경험을 제시한다. 여기에 구글은 크롬에 생성형 요약 및 Q&A 기능을 결합했고, 마이크로소프트 역시 윈도우 코파일럿과 엣지를 통합해 OS 기반의 AI 어시스턴트 체계를 마련했다.
① 1차 브라우저 전쟁 (1995~2004)
넷스케이프와 MS 인터넷 익스플로러가 경쟁하던 시기로, 윈도 98에 IE가 기본 탑재되면서 MS가 승리했다.
② 2차 브라우저 전쟁 (2009~2015)
모바일 전환기에서 파이어폭스·IE 등 전통 강자를 제치고 구글 크롬이 모바일 OS 패권을 기반으로 시장을 장악했다.
③ 3차 브라우저 전쟁 (2025~)
AI가 브라우저의 핵심 기능이 되면서 오픈AI, 구글,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등 빅테크간 경쟁이 다시 격화되고 있다. 브라우저는 더 이상 단순 웹 탐색 도구가 아니라 대화형 지능형 인터페이스로 재정의되는 중이다.
오픈AI, 구글, 애플, 퍼플렉시티 등 주요 기술 기업들은 AI 브라우저 전환을 핵심 전략 영역으로 삼고 있다. 오픈AI는 ChatGPT Atlas를 통해 URL 중심의 기존 웹 탐색 방식을 대화형 인터페이스로 전환하며 AI 네이티브 브라우저 시장을 선도하고 있고, 구글은 크롬에 요약 기능과 Gemini 기반 AI 모드를 결합해 검색·탐색 전반을 AI 중심으로 재구성하는 동시에 AI 기반 광고 모델과의 연계를 강화하고 있다.
애플은 사파리를 재편하며 벤더리스 검색 등 애플 생태계에 최적화된 독립형 검색 패러다임을 모색하는 한편, 퍼플렉시티는 AI 브라우저 ‘Comet’을 출시해 검색엔진과 제어 기능을 통합한 차세대 탐색 경험을 제시한다. 이러한 움직임은 브라우저가 더 이상 단순한 웹 접속 도구가 아니라 사용자 의도를 중심으로 정보를 능동적으로 조직·제공하는 지능형 플랫폼으로 재정의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앞으로 브라우저는 대화 인터페이스 확산, 작업 자동화 고도화, OS·생산성 도구와의 심층 통합을 축으로 혁신이 가속화되며, 검색 엔진과 운영체제의 경계를 허무는 차세대 AI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할 전망이다.

에이전틱 AI 시대의 본격화
AI 모델의 다음 진화는 단순히 “묻는 말에 잘 대답하는 AI”를 넘어, "실행하는 동료이자 파트너"로서 우리 곁에 다가오고 있다. 예를 들어, AI가 데이터 분석과 초안 작성을 맡고, 인간 팀원들은 그 결과를 바탕으로 심층 토론, 창의적 아이디어 발상, 최종 전략 결정을 내리는 방식으로 회의를 운영할 수 있다. 이처럼 AI 모델간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는 가운데 2026년 AI 시장을 결정지을 키워드는 “자율적 지능”이다.
자율적 지능이란 AI가 스스로 문제를 정의하고 해결책을 찾아내는 능력, 즉 자율적인 AI 에이전트를 의미한다. 2026년은 이러한 “자율 AI”가 본격적으로 활용되며 산업 경쟁력으로 연결되는 원년이 될 전망이다. 앞으로 이러한 에이전트 기능은 기업의 업무 자동화, 데이터 리서치, 클라이언트 대응, 교육 콘텐츠 작성 등 광범위한 영역에 걸쳐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고객 서비스에서는 정해진 답만 하는 챗봇을 넘어 상황을 파악하고 적절한 조치를 스스로 취하는 AI 상담원을 도입하려 하고, 제조업에서는 센서 데이터로 상황을 실시간 판단해 생산 라인을 조정하는 AI 시스템을 테스트중이다.
MIT 난다연구소는 에이전트 기반 디지털 생태계가 “단일 컴포넌트 수준의 시스템 → 경제적 상호작용이 가능한 에이전트 경제 → 자율적 집합지성을 가진 에이전트 사회로 발전하는 로드맵을 제시하였다.
에이전틱 웹은 먼저 데이터 접근, 해석·전달 체계, 보안·거버넌스를 포함한 기초 인프라가 구축되는 1단계에서 시작된다. 이후 에이전트가 가치 평가, 신뢰·평판, 거래 메커니즘을 기반으로 상호 협력하고 교환하는 2단계 에이전트 경제(Agentic Economy)로 발전한다. 최종적으로 에이전트들은 공동 학습과 집단적 행동 모델을 형성하고, 시장 기반의 상호작용을 수행하는 3단계 에이전트 사회(Agentic Society)를 이루며, 자율적이고 집단지성적 생태계로 확장된다.

사회적 부작용 완화에 대한 고민 필요
AI 기술 발전이 인류에게 엄청난 기회를 제공하지만, 동시에 AI 시스템의 자율적 행동이 인간의 통제를 벗어나는 위험을 내포하고 있으며, 이러한 위험은 기술 패권을 위한 국가 간 경쟁으로 인해 더욱 가속화되고 있다. 본격적인 AI 시대의 도래에 따른 올바른 대응을 위해서는 AI에 대한 규제 및 제재의 방법뿐만 아니라, AI 시대에 필요한 사회적 정의의 개념을 재수립하고 AI가 미칠 수 있는 사회적 부작용을 완화시키고 도덕적 AI 개발에 대한 구체적인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
글: 투이컨설팅 디지털연구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