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 기획] 2025 ICT 산업 리뷰 및 전망; [3편] 피지컬AI 시대의 개막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프로토타입을 만드는 정도에 그쳤던 로봇 제조사들이 이제는 수만 대 규모 생산을 선언하면서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습니다. 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테슬라는 휴머노이드 로봇 ‘옵티머스(Optimus)’를 2025년 말까지 5,000대 생산하겠다는 목표를 걸고 미국 프리몬트 공장에 시험 생산 라인을 가동하여 자사 공장에 수천 대의 로봇을 투입할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휴머노이드 스타트업 피규어(Figure) AI는 자체 AI 시스템 ‘헬릭스(Helix)’를 탑재한 휴머노이드 로봇을 연간 1만 2천 대까지 생산할 수 있는 첨단 공장 BotQ를 공개했고, 향후 4년간 누적 10만 대 생산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피규어 AI는 2026년까지 모델 매개변수를7천억 규모로 확장하고, 훈련 데이터를 50,000시간으로 증가시킬 계획을 발표하고 이를 통해 다리 관절 제어 통합 및 60분 이상의 장기 계획 수립 능력을 추가할 예정입니다.

또한 낮은 인건비와 빠른 개발 속도를 앞세운 중국의 유니트리, 유비텍 등은 2025년 말부터 휴머노이드 로봇 양산을 시작하였고, 워커(Walker) S2 모델 500~1,000대를 생산해 폭스콘, 물류기업 등에 공급할 계획입니다.
폭발하는 ‘피지컬 AI’ 시장
글로벌 휴머노이드 로봇 시장 규모는 2024년 약 33억 달러에서 2032년에는 약769억 달러까지 20배 이상 성장할 전망으로 연평균 성장률이 무려 40~50%에 달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모건스탠리는 2050년에 휴머노이드 로봇 시장이 5조 달러에 달할 것이라는 거대한 예측을 내놓기도 했는데요. 이러한 폭발적 성장 배경에는 ‘피지컬 AI(Physical AI)’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이 자리잡고 있습니다. 피지컬 AI는 인공지능이 디지털 세계를 넘어 물리적 세계에서 복잡한 상호작용을 가능케 하는 기술입니다. 사람처럼 주변을 보고 이해하여 스스로 행동하는 로봇, 드론, 자율주행차 등이 모두 피지컬 AI의 사례입니다. NVIDIA의 젠슨 황 CEO는2025년 CES 기조연설에서 피지컬 AI를 미래 핵심 흐름으로 강조했고, 가트너는 2026년 전략 기술 트렌드 중 하나로 피지컬 AI를 선정했으며 세계경제포럼도 관련 백서를 발간했습니다. 세계경제포럼은 보고서를 통해 “지각, 추론, 행동을 결합한 지능형 로봇 시스템이야말로 디지털과 물리 세계를 연결해 공장부터 공급망까지 산업 시스템을 재창조할 것”이라며 피지컬AI의 등장을 평가했습니다.
물론 휴머노이드 로봇이 상용화되기까지는 아직 넘어야 할 장벽들도 있습니다. 현실 세계에서 학습시키고 판단하게 하려면 실제 데이터가 필요한데, 현재 로봇들이 배우기에 충분한 양질의 데이터가 아직 부족하다는 지적이 있습니다. 또한 인간과 같이 움직이고 작업하려면 지능형 제어 알고리즘, 경량화된 고성능 AI 반도체, 고밀도 배터리 등 기술적 과제가 산적해 있습니다. 그럼에도 잠재력이 막대한 만큼 엔비디아 같은 기업들은 디지털 트윈을 통해 가상 데이터를 생성·학습시키거나, 공장·물류 현장에 로봇을 투입해 실습 기회를 늘리는 등 방법으로 이 문제를 풀고 있습니다.
정부와 기업의 대응 전략
한때 로봇 강국을 꿈꾸던 우리나라도 휴머노이드 시장에 사활을 걸고 있습니다. 현대자동차그룹은 2021년 미국 보스턴다이내믹스를 인수한 이후 로봇 사업을 미래 성장축으로 삼고 있습니다. 현대차 뿐만 아니라 삼성전자, LG 등 주요 대기업도 국내 로봇 스타트업에 지분 투자나 협력을 강화하며 로보틱스 기술 확보에 뛰어들고 있습니다.
정부 차원에서도 국가 전략 재정비에 나섰습니다. 2025년 8월 기획재정부가 발표한 ‘경제성장전략’에는 휴머노이드 로봇을 미래 제조업 혁신의 핵심으로 키우겠다는 청사진이 담겼습니다. 이에 따르면 정부는 2027년부터 물류 분야에 휴머노이드 로봇을 시험 도입하고, 2029년부터는 국산 범용 휴머노이드 로봇을 연1,000대 이상 양산하여 2030년에는 세계 3대 휴머노이드 강국에 진입한다는 목표를 밝혔습니다.
이를 위해 산업계, 학계, 연구소가 참여하는 ‘제조 AX 얼라이언스’가 출범하여, 로봇 핵심 부품 국산화와 AI 제조 플랫폼 구축 등을 추진할 계획입니다. 이를 위해 우리 정부는 2029년까지 AI 반도체, 센서, 파워모터 등 요소 기술 개발과 더불어 1,000개 이상의 기업·대학 협업체계를 통해 로봇 인재 양성과 생태계 조성에 총력 지원할 방침입니다.

향후 전망
이제 사람들의 관심사는 “과연 이 로봇들이 언제쯤 상용화 될 것인가?”입니다. 전문가들은 2026년을 기점으로 물류·제조·건설 등 산업 현장에 휴머노이드 로봇이 본격 투입되기 시작할 것으로 예상합니다. 물론 로봇이 인간 고유의 섬세함과 창의성을 완전히 대체할 수는 없겠지만, 위험하고 고된 일을 맡아주거나 일손이 부족한 곳에 투입되어 인간의 삶을 편리하게 해주는 조력자 역할을 할 것입니다. 지금도 전 세계 연구소와 기업 현장에서 로봇과 인간이 함께 작업하며 서로 배우는 광경이 펼쳐지고 있습니다. 본격적인 피지컬 AI 시대의 개막과 함께, 머지않아 우리 일터와 가정에서 휴머노이드 로봇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날이 올 것입니다.
글: 투이컨설팅 디지털 연구소